씨네21

행위예술로 삶의 고통을 표현하고 극복해 나가는 애리는 옛날의 애인인 민우의 죽음을 상처로 간직하고 있으나 예술에 대한 정열과 함께 자유로운 여성세계를 추구한다. 예술가인양 호도하며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욕구충족만을 위해 살아가는 조각가 인철, 홀어머니의 울타리에서 입지를 찾지 못하는 사진작가 명식, 정신 병자들이 강박관념이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자신이 그러한 굴레를 더욱 덮어씌우려는 환자임을 깨닫지 못하는 정신과의사 호열 등은 애리의 매력에 이끌려 접근한다. 이들과의 생활을 즐기며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봉건적인 사고방식에 회의를 느낀 애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예술세계에 정착하기 위해 이들로부터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