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림 (1986)
|90분|액션
남북소림
<남북소림>은 이연걸의 초기 대표작으로 그가 주연을 맡은 <소림사> 시리즈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만 시리즈라곤 해도 세 작품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림사를 배경으로 하고 이연걸이 주연을 맡았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겹치는 다른 배우들도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당시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들을 지니고 있었는데,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흔치 않은 정통 쿵후영화라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1980년대는 홍금보, 성룡, 원표의 골든 트리오가 주름잡던 시기였기 때문에, <남북소림>은 “액션영화가 아닌 제대로 된 쿵후영화”를 원했던 팬들에게 일종의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더욱이 요즘처럼 와이어액션에 의존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이런 영화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진다. 무술의 ‘무’자도 모르는 배우들이 설쳐대는 몇몇 영화들과는 그 근본부터가 다른 것이다. 왜냐? 실제 무술 고수들이 그야말로 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림사>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감독부터가 쇼브러더스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유가량이며, 설명이 필요없는 이연걸과 우해 그리고 악역을 맡은 검술의 달인 우승혜(그는 검술이 너무도 뛰어나 종종 트릭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 그의 진면목을 보려면 <황하대협>을 반드시 볼 것!)는 <소림사>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들이 한꺼번에 겨루는 장면은 참으로 버라이어티하다. 특히 만리장성과 양쯔강에서의 혈투는 전례가 없었던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좁은 공간, 허술한 세트, 그도 아니면 적당히 분위기나는 이름 모를 들판이 주무대인 여타 쿵후영화와 달리 <남북소림>은 화면을 가득 메운 중국의 절경을 담고 있어 거대한 스케일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작과 달리 본토인이 아닌 홍콩이 주무대인 유가량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에 시리즈 가운데 가장 오락성이 강하면서, 대륙영화의 장점까지 두루 갖춘 것이 3편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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