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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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도 최악의 소년 (2003)
15세이상관람가
113분 드라마
자신의 안에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자신이 있다. 재일한국인, 히데노리. 가족들과도 몇 년째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고, 이지메를 당할 뿐인 학교에는 나갈 생각도 없이 거리를 어슬렁거린다. 그는 언제나, 무슨 일이 있거나 히죽히죽 웃는다. 도둑질을 하다가 들켜도 웃고, 칼에 손이 베어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아프다며 웃는다. 심지어는 자살한 누나의 시체 앞에서도 "나도 죽을까?"라며 웃는다. 강박성 정신장애로 도벽이 있는 소녀 유미와 시부야를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는 타로. 묘한 우연으로 유미와 타로는 히데노리의 무모한 계획에 가담하게 된다. 그의 계획이란 자살한 누나 나나코에게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조국인 한국을 보여주고 싶어 누나의 시체와 함께 한국으로의 밀항을 도모하는 것. 세상의 눈밖에 나버린 이들 세 사람과 시체 한 구는, 하얀 자동차를 타고 하카타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은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지메, 등교거부, 민족차별, 강도, 자살, 이혼 등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하나같이 논쟁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국 사람들이 보기에 여러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현실을 소화해 자신의 길을 가게 마련이라는 지극히 낙천적인 얘기를 담아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히데노리는 말한다. "진실과 어떻게 해 볼 수도 없는 것은 묘하게 닮아있어요." 라고. 무슨 일이든 웃으며 흘려보내는 그의 모습은 어쩔 수 없는 진실-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히데노리 나름의 방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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