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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짐승 (1969)
84분 드라마, 공포
자신이 모델이 된 조각을 보기 위해 어느 화랑으로 발길을 옮긴 아키(미도리 마코)는 거기서 기분 나쁜 것을 본다. 한 명의 맹인이 조각의 얼굴이 아닌 가슴, 팔, 배, 허벅지와 몸을 더듬고 있다. 아키는 자신이 더듬어지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며칠 후 마사지사를 부른 아키는 돌연 마취를 당해 쓰러진다. 그녀가 눈을 뜬 곳은 창고 같이 거대한 밀실로, 마루나 벽에는 눈, 코, 젖가슴, 손, 다리 등 여자의 몸 부분이 오브제가 되어 무수히 놓여 있었다. 기분 나쁜 공간에서 혼자 떨고 있는 아키의 앞에 이윽고 그 맹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등장인물은 셋. 세트는 단지 하나. 그러나 보는 사람을 압도적인 힘으로 끌어들이는 무섭고도 아름다운 영화이다. 육체의 생생한 존재감에 대해 정면에서 계속 관심을 가져 온 마스무라 야스조의 연출은 에도가와 람포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서 더욱 더 선명해진다. 요염한 몸매를 보이는 아키 역에 미도리 마코, 비정상적 사랑으로 아키에 집착하는 맹인 미치오 역으로 후나코시 에이지가 열연했다. 또 미술 담당 마노 시게오는 이 작품에서 현대 예술이라고 일컬을만한 세트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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