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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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좀비 보이 (2005)
29분 단편 영화
10년지기 친구가 선물처럼 맡기고 간 것은 좀비남자. 겁을 내는 여자에게 친구는 믿을 사람이 너밖에 없다며 간곡히 부탁한다. 여자는 시커멓게 상한 얼굴에 냄새마저 고약한 그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네가 좀비가 된 건 처음부터 주인공이 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그녀는 상대를 깎아내리며 애써 냉정을 유지하려 하지만, 애완동물처럼 길들인 그에게 도리어 길들여지고 만다. 그 뒤 사랑에 빠진 그녀는 그가 좀비라는 것이 일종의 ‘결점’일 뿐이라며 발칙하게 도발한다. 대신 여자에게 중요한 것은 취향이다. 좀비남자는 그녀가 10년 만에 만난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 그녀는 그런 그를 놓칠 수 없다. B급 감수성과 톡톡 튀는 대사, 재치있는 인물 묘사로 무장한 이 영화는 호러나 코미디에서나 맛볼 수 있을 법한 재미도 전해준다. 좀비남자의 신용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며 “집세라고 생각”하라는 장면이나 위험한 상황에서 친구가 홀로 도망치는 장면, UFO 모임의 회원들이 나오는 장면 등에서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 물론, 로맨틱코미디답게 결말에서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쁨 역시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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