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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레이캬비크 (2000)
88분 코미디
홀리누르는 레이캬비크 시내에 있는,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어머니 집에서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영위한다. 집 밖에는 흥분된 삶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는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한 채 성인으로서의 의무를 거부하면서 안이하게 생활하는데 만족할 뿐이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이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홀리누르가 롤라라는 아름다운 여인과 열정적인 하룻밤을 보내면서 그의 인생은 바뀌게 된다. 그는 롤라가 자기 어머니의 레즈비언 애인이며,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아기를 임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특별한 상황을 나름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구축해 놓은 홀리누르의 안정된 세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려는 그의 삶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된다.
영화제 소개글. 아직도 독립하지 못한 30대 남성이 살고 있는 아이슬랜드 수도의 우편번호를 제목으로 삼은, 재치와 개성이 넘치는 스타일리시한 영화. 게으름뱅이 청춘(슬래커slacker)을 주인공으로 한 <청춘 스케치>나 <싱글즈>의 훌륭한 자식들인 셈이다. 주인공 힐누르는 비록 세계적으로 영화주인공이 된 첫 슬래커는 아니지만 그래도 88분을 함께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친구이다. 그리고 <101 레이캬비크>를 즐기는 데 중요한 또 한가지 요소는 훌륭한 사운드트랙이다. 플라멩코 선생님이자 엄마의 연인으로 나오는 롤라의 테마는 영화관을 나서고도 한동안 머리를 맴돌고, 블러와 슈가 큐브의 팝사운드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북유럽에서 건너온, 빈틈없는 대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한 시니컬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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