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스 (2000)
|94분|드라마, 멜로·로맨스
이노센스
우리 인생의 노년을 황혼에 빗대는 경우가 많은데, 저물어가는 그 이미지가 곧 떠나야 하는 사람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것 때문인지 삶의 떠오르는 시점인 청춘을 다룬 영화는 무수하지만,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처지에 입각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이런 면에서 <이노센스>는 색다르다. 전쟁 때문에 헤어졌던 두 연인이 45년 만에 다시 만나 옛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70대에 이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기용하고 있는 점과 노년의 감정을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명쾌하고 분명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준다. <이노센스>에서 주인공들의 나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영화는 그들을 인간으로 바라본다. 아내를 여의고 30년을 홀로 지낸 안드레아스와 남편과 섹스를 하지 않은지 20년이 된 클레어라는 식의 주인공에 대한 설정은, 노년의 사랑이 코믹적으로 희화화나 되어야 영화로 만들 수 있는 한국적 정서에 비하면 사람이 가진 감정에 얼마나 훨씬 솔직한 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클레어에게는 남편이 있지만, 영화는 이를 치기어린 불륜 드라마로 조성해 가지 않는다. 영화는 이들의 기묘한 관계를 똑바로 응시하며, 오히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서 얼마나 사랑이 중요한 것이며 상처 받고 고독한 영혼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인가를 ‘역설적으로’ 부각시키고, 또한 그것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젊은 시절의 정사 장면과 노년에 재회한 두 연인의 정사 장면이 교차되는 씬은 대단히 매혹적이다. (임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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