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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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들 (2007)
8분 단편 영화, 애니메이션
침대 위에 나체로 있던 남자, 그와 한몸처럼 엉켜 있는 여자의 잘린 한쪽 다리가 있다. 그 다리는 살아 있는 생명과 같아서 펄떡인다. 어떻게 해서든 남자는 그 다리를 없애고 싶어하고, 그때쯤 여자의 다리를 찾는 경찰이 이 집을 찾는다. 급한 마음에 그 다리를 먹어버리는 남자. 그러나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매니큐어 칠해진 발가락들.
<다리들>에서는 상상만으로만 가능한 묘사가 펼쳐진다. 서로 다른 신체가 서로 한몸인 듯 붙거나 혹은 싸우거나 하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 이 영화의 호기로운 상상력을 입증한다. 연출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나체의 남자의 이름은 ‘처용’이니, 뜻이 잘 통하지는 않지만, 만약 <처용가>에 관한 이야기라면 쾌활하고 자유롭게 비틀어놓은 현대판 애니메이션 하드고어 버전의 <처용가>라고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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