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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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2007)
100분 드라마
영화는 단적으로 어느 ‘매 맞는 남자’의 일상을 덤덤하게 그린다. ‘매 맞는 여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며, 더 나아가 통쾌하다고? 하지만 속내를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남자는 유능할 뿐 아니라 직장 동료나 선후배들로부터 널리 인정받는 맘씨 좋은 경찰관으로, 여느 비리 경찰들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다소 무뚝뚝하긴 해도, 적잖이 히스테리를 부리곤 하는 아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자상한’ 남편이다. 평상시엔 잘 지내다가도 히스테리가 발동할 때마다 아내가 자신을 일방적으로 구타해도, 그저 “미안해”를 연발하면서 맞고만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문제는 그렇게 착하기만 한 순둥이 남편이 아내는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관객들도 영화를 지켜보는 것이 편치만은 않다. 아니, 무척이나 불편하며 불쾌하기까지 하다. 다름 아닌 그 불편함과 불쾌함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덕목이다. 그 덕목으로 영화는 우리 자신의 삶과, 그 도식적 삶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해보게끔 자극하는 것이다. (전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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