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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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걷는 말 (2008)
97분 드라마
포연이 피어오르는 폐허 저 너머에서 하루에 1달러로 소년을 구한다는 외침이 들려온다. 아이들이 순식간에 몰려들고, 그들 모두 그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 중 녹슨 드럼통에서 사는 가장 빨리 뛰는 정신지체 소년 지아흐가 폭격으로 다리를 잃은 부유한 소년의 ‘사람-말’로 뽑히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가피학 관계.
<사과>와 <칠판>으로 알려진 20대의 이란 여성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만든 이 영화는 정말이지 충격적이다. 생존을 위해 말이 되기를 선택한 소년 지아흐와 천사 같은 얼굴로 사악한 짓을 일삼는 그보다 더 어린 소년. 이 잔혹극이 감독의 극단적 취향이나 영화적 상상력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현실에서 추출해낸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고통스러울 지경이다. 사미라는 거기서 뭘 목격하고 무엇을 연출한 것일까. 아름다우면서도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지아흐의 연기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그것은 연출될 수 없는 얼굴이며 연출 불가능한 연기다. 사미라가 연출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고문에 가까운 믿을 수 없는 비극에 반응할 관객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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