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캐섬의 보물 (1990)
|90분|공포, 스릴러
암캐섬의 보물
1991년 개봉 당시 "프랑스 영화에 관한 모든 지표들을 폭파시켜 버리는 폭탄"이라는 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과연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하면 으례 생각하기 마련인 교양주의 내지 문학주의하고는 완전히 절연된 공간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관객들이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야 줄거리를 겨우 인지할 만한 불친절한 이야기전개, 눈을 피곤하게 하는 극단적인 앵글과 과다한 노출등은 확실히 통상적인 완성도라는 개념으로 이 영화를 재단하는 것이 거의 무의미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추적하는 것이 스텔린스칼트라는, 자연상태에서는 불가능한 합금이듯이 오상 자신은 이 영화에서 불가능한 것들의 융합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무성영화의 미학은 체르노빌적인 핵시대의 이미지와 결합하고 로큰롤의 사운드 트랙은 40대 모험영화의 이야기와 결합되는 것이다. 영화는 정신병원에 갇힌 한 사내가 암캐섬으로 귀환하라는 제안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예전에 암캐섬에서 스텔린스칼트를 발견해 그를 토대로 오레온이란 에너지를 개발했던 알델리오란 인물이다. 그는 오레온의 과잉생산으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 암캐섬 전체를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린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알데리오와 함께 암캐섬을 탐사했었던 보만, 닥터 투르크 등이 다시 탐험대를 조직해 스텔린스칼트를 찾으러 떠나면서 그에게 이런 제안을 했던 것이다. 율리시즈 일명 '죽음 선장 capitaine mort'이 리더인 이 탐험대는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머물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몇몇 대원들은 이상한 신체적 증상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들은 암캐섬이 이제 완전히 '지옥'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미국식의 대예산 SF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지극히 낯설고 심지어는 고통스럽기까지 할 이 영화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무한한 도주에 의해서만 가능한 상태, '순수한 악몽'의 상태를 담아내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영화 속의 인물들이 목적을 잃고 헤맬 때 그것은 역으로 오상의 '탈구축적인 의지'의 징표가 된다. 화합불능한 시대와 공간이 마구잡이로 뒤얽힌 이 세계는 확실히 '무국적無國籍 SF'라 불러주고 싶은 그런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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