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 (2008)
|80분|드라마
국경일
어색함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 소파에서의 긴 대화. 영화 <국경일>은 단 한 줄로도 설명을 할 수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나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공휴일, 어느 아파트. 투오 가(Tuo Ga)의 집에 손님들이 찾아온다. 먼저, 아들과 함께 온 중년남자. 이어 또 한 명의 남자가 찾아오고, 투오 가가 컵을 빌린 이웃 집의 남자까지 합류한다. 네 명의 남자가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별 의미없는 짧은 대화 끝에 긴 침묵이 흐른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감독 리홍치는 단지 조용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사랑도, 증오도 없는. 선의와 악의도 없으며, 행복과 슬픔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어쩌면, 어색한 상황에 네 남자를 몰아 넣고 그것을 즐기며 지켜보았을지 모를 일이다. 그것은 투오 가가 빌딩 옥상에서 바라본 두 명의 맹인의 모습, 즉 길을 가다가 마주쳐서 서로 어떻게 비켜가야 할 지 모르는 것과도 같은 상황이다. 그것도 하필 ‘국경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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