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검색
달콤한 타락 (1997)
118분 멜로·로맨스
남동생이 결혼할 여자를 데려오자 누나는 토라져 방으로 들어간다. 따라 들어간 남동생에게 누나는 "난 어떡해"하며 눈물로 매달린다. 이윽고 어두운 방 안에서 남매는 진한 키스를 나눈다. 알고 보면, 누나는 남동생에게 첫여자였으며 남동생은 누나의 첫남자였다. 남매는 지금도 둘이 치른 첫섹스를 잊지 못한다. 린쳉솅의 (달콤한 타락)은 근친상간이라는 금기의 울타리를 넘어선 두 남매의 사랑을 조금씩 드러내간다. 여기에 하릴없는 청춘의 일그러짐이 영화의 또 한자락을 차지한다. 밝은 대낮 장면이 좀처럼 없는 대신, 비내리는 장면이 유난히 많은 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감독이 고백하는 청춘은, 그렇게 어둡다. 갓 제대한 남동생은 아버지의 돈을 훔쳐 집을 나가서 일거리를 찾지만 적당한 일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의 꿈은 색소폰 연주자가 되는 것이지만 그 역시 막막하다. 창녀와 함께 여관을 전전하던 그는 누나와 닮은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소재의 격렬함에 비하면 화면은 극도로 절제돼 있으며, 이야기는 몹시 느릿느릿 흘러간다. 린쳉솅이 몇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사실이 이렇게 드러난다. 차이밍량의 (하류)에서 아버지와 동성애를 나누었던 아들로 나왔던 이강생이 나를 사랑하는 남동생으로 분한 것도 흥미롭다.
줄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