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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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인생 (2009)
96분 드라마
소위 출세를 하려면 반드시 착한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동명의 반 자전적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이 영화의 열세 살 소년이 그 증거다. 개망나니들이나 다름없는 아버지, 세 삼촌들과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개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건만, 훗날 영화의 토대가 될 원작 소설을 쓰는 인기 작가가 되지 않는가.
시종 시끌벅적 하면서도 퍽 유쾌한, 벨기에발 성장 영화. 그 겉과 속이 브라질의 성장물 [미스터 탬버린맨]과는 대조적이다. 지독히 외향적인 것. 어른들의 세계는 저급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 저급함이 마냥 싫거나 거북살스럽진 않다. 그것은 그들이 지향한 자유의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는 탓이다. 전라 자전거 레이스는 그 좋은 예다. 저급은커녕 그 맛이 여간 통쾌한 게 아니다. 문득 라세 할스트롬의 기념비적 성장물 [개 같은 내 인생]이 떠오른다. 훨씬 더 거칠고 조야하나, 짜릿한 극적 재미나 은근 슬쩍 찾아드는 감동 등에서 그다지 꿀리지 않는다. 어느 모로는 한층 더 강렬한 임팩트를 안겨준다. “성장 영화라면 이 영화처럼”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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