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택시더미아]나 [허클] 등 기요르기 팔피의 전작들은 전형적인 로맨스와 거리가 먼 영화들이었다. [나는 너의 친구가 아니다]에서 그는 영화제작의 전형적 틀을 벗어나 가장 순수한 상상력의 발로로서의 영화를 선보인다. 팔피는 대본 작가와 촬영기사, 그리고 아홉 명의 아마추어 배우들에게 즉흥 연기를 맡겼고, 그 결과물로 혼란스러운 부다페스트의 현실에 대한 사실적이고 자기반영적인 영화가 탄생했다. 20일이라는 촬영기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는 사랑과 배신, 욕망, 죽음에 대한 자기전복적이고 순환적인 내용을 담는다. 실험적이고 신랄하며 허무에 가까운 냉소가 정제되지 않고 나타나있는 [나는 너의 친구가 아니다]는 오늘날 현대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다. 영화를 보며 우리는 결국 서로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