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영화는 자유와 독립, 공산주의와 록큰롤을 다룬 뮤지컬 코메디 흥행작으로서, 1959년 프라하 디바이스 쿼터의 인터내셔널 호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체코의 한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정적을 깨뜨리는 낯선 방랑자가 나타나는데 ‘Baby’라는 별명을 가진 이 남자는 기괴한 복장을 하고 한 손에는 기타를 든 채 록큰롤에 대한 열정으로 넘쳐있다. 그는 마을의 소년들 뿐만 아니라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살아 온 어른들마저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침체된 분위기를 뒤 흔드는 마법과도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영화는 체코 영화 특유의 유머와 재기 발랄한 감각적 리듬을 만끽할 수 있는 로맨틱뮤지컬코미디다. <떨어지면 우린 실패야 Divided We Fall>(2000)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올랐던 얀 흐제베이끄 감독의 첫 장편으로 흥행에 성공함과 동시에 그 해의 최우수영화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1950년대 말 체코 사회의 분위기를 유쾌한 뮤지컬로 풍자하는 이 영화는 사건을 전개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록큰롤의 열정과 파격적인 분방함이 침체된 한 작은 마을을 뒤흔드는 과정을 록큰롤의 비트에 실어 보여준다. 영화 속 시점인 1959년의 체코는 1948년부터 시작된 공산정권의 시대로 이때까지는 선진공업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고 있지만 1960년대부터 체코는 사실상 긴 경제침체의 시기로 들어간다. <빅 비트>는 공산정권의 국유화정책과 선진공업화에 힘 입은 경제적 안정의 그늘에 도사린 사람들의 무기력감을 깨트리는 도구처럼 록큰롤을 사용한다. 프라하의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웨이터와 그가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집안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인물들의 관계는 경직되고 관료적인 어른들의 세계와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이들로 대비된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기이한 남자가 퍼트리는 록큰롤의 리듬을 따라 변화되는 마을의 모습, 초창기 록큰롤 음악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살려주는 멋진 안무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