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에게 (2010)
|26분|단편 영화
라라에게
6개월의 공연이 끝나갈 무렵, 연극배우인 민아는 임신한다. 지난 1년 동안 남자와 잠자리를 갖지 않았던 민아다. 원치 않았던 생명이 몸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음을 안 민아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처녀수태는 동정녀 마리아의 기적처럼 신화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우연한 사건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일이 민아에게 발생한 걸까. 몇년 전 밝혀진 망치머리 상어의 예외 사례처럼 민아도 “생존을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처녀수태한 것은 아닌가. 우연이 가져다줄지 모를 새로운 시작 앞에서 주저하다가, 이번엔 어쩐지 잘할 것 같은 예감도 든다는 민아의 상반된 심리를 지켜보는 동안 문득 깨닫게 될 것이다. 기적은 재난 상황에서만 터져나온다는 사실을. 또 하나의 심박을 느끼며 남대문이 불타오르는 광경을 지켜보는 민아의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은 무엇을 말하는가. 감각적이고 동시에 지적인, 희망의 레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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