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 (1998)
|23분|단편 영화
소년기
*못생기고 뚱뚱한 열네살짜리 소년은 온 가족의 구박덩어리다. 가족이 여행을 떠나 할아버지와 단둘이 남게 된 소년은 형의 방에서 찾아낸 술을 마시고 할아버지를 죽인다. 외모는 볼품없고,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받는 ‘소년기’는 악몽이다. 감독의 전작 <기념품>의 주인공이 여자로부터 버림받은 뒤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소년은 가족에게 버림받고 엽기적인 일을 저지른다. 어쩌면, 아직 세상에 대한 분노를 걸러낼 줄 모르는 소년은 할아버지를 살해함으로써 자신을 향한 분노를 고스란히 되뱉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더이상 소년에게 가족은 없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아니,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일용할 양식을 나누던 그 순간에도 가족은 붕괴되고 있었다. 과감하고 기이한 이야깃거리에 걸맞게 <소년기>는 싸늘한 조명과 극단적인 앵글로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마구 뒤틀어놓는다. 영화에 잡힌 집 안에서는 조금도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단편영화로는 드물게 박용수, 장인환, 양지혜 등 기성배우들이 출연했으며, 제21회 클레르몽-페랑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씨네21 212호, 이주의 개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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