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드림 걸즈>는 여성들로만 구성된 일본 타카라주카 레뷔 극단을 소재로 했다. 여성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들 극단에서 특히 남자 주인공을 연기하는 여배우들은 최고의 스타다. <드림 걸스>는 대중의 우상인 남장 여배우들과 이를 꿈꾸는 학생들의 수련생활에 번갈아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여성의 정체성과 교묘하게 산재한 사회적 모순에 주목한다. 타카라주카 학교는 해마다 40명의 학생을 뽑는데, 젊은 여성 수천명이 몰려든다. 신입생은 1년 동안 매일 7시까지 등교해서 학교를 샅샅이 청소하고, 선배들에게 절대 복종해야 한다. 덕분에 타카라주카 출신은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순종하는 좋은 아내, 며느리감으로 손꼽힐 정도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타카라주카 극단의 일원이 되지만 스타가 되는 것은 소수다. 이들 공연의 핵심은 서구적인 세련미가 넘치는 남녀의 열정적인 로맨스다. 금발로 염색하고 기름을 발라 넘긴 머리에 댄디한 정장을 입은 무대 위의 남성들은 한결같이 매력적이며 헌신적인데, 성차별이 심한 일본 사회에서 여성들의 욕망이 투영된 이상적인 남성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