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아, 사랑해 (2011)
청소년 관람불가|106분|성인, 미스터리, 멜로·로맨스
혜원아, 사랑해
교통 사고 후 미래를 보게 된 남자와 목공예를 하는 여자와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영화. 광기란 말이 있다. 민혁 내면에서 가끔 고개를 처 드는 광기.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으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정지하는 것 같고 피사체의 냄새와 새근거리는 소리가 귀와 눈을 민감하게 자극한다. 그럴 때면 "무진장 찍고 싶다’란 생각이 민혁 머릿속에 광풍처럼 몰아친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사는 그의 천직이다. 그렇게 사진만 찍고 살고 싶지만 30대 초반의 민혁은 고민이 많다. 결혼을 약속한 혜원이랑 살려면 뭔가 번뜻한 직업을 꿰차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반면 혜원이는 독특한 감수성과 특유의 비즈니스 감각으로 인형사란 직업세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아가고 있다. 분위기메이커에 센스도 있는 대찬 여자. 가능성을 늘 믿어주는 그녀 덕분에 민혁의 부담은 그래도 덜 하다. 사진을 같이 시작했던 친한 친구들과 선배들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여 신문지상에 떠 버릴 때 주변 사람들과 달리 "니 사진이 최고야! 화장실의 신에게 걸고 맹세 할 수 있어" 라고 유일하게 말했던 그녀다. 그녀는 인형 만드는 작업이 잘 안될 때 제일 편안한 공간인 화장실에 가서 문을 잠그고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 때까지 화장실의 신(?)과 소중한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민혁은 그런 이유로 가끔 그녀를 ‘변소공주’라고 부르곤 한다. 재물눈도 밝고 고정관념이 없는 그녀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렇게 민혁과 혜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엉뚱해서 죽이 잘 맞는다. 때론 민혁 생일에 방바닥을 긁고 누워있는 인형을 생일선물로 준 혜원에게 민혁 역시 질세라 프레임에 입과 턱만 크게 나오게 해서 그녀의 생일 선물로 줘서 싸우는 일만 빼고는 말이다. 그렇게 둘의 소소한 싸움들이 늘어나면서 미워도 내 사람, 죽어도 내 사람, 둘만의 정이 불어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여 두 사람은 동해안으로 사랑여행을 떠난다. 부서지는 파도, 하늘 위를 아름답게 수놓은 불꽃놀이, 서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등은 이들의 크리스마스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오는 밤길. 차창 밖으로 눈발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앞이 안보일 정도로 눈발이 내린다. 진부령 정상이다. 교통경찰이 통제를 하고 있다. 교통안내문에는 폭설로 인해 체인을 감은 차량만 진입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보인다. 차를 한쪽으로 세우고 차 밖으로 나오는 민혁. 나와보니 업 친 데 덮친 격으로 앞쪽에서 승용차와 덤프트럭의 충돌사고로 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처리를 하고 있는 119요원들과 경찰.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다. 민혁도 멍하니 바라보다 혜원의 재촉에 트렁크에서 스노우체인을 꺼낸다. 하지만 체인이 불량품이라 차 바퀴에 제대로 감기지 않는다. 천천히 운전을 시도하지만 차 바퀴 주변에 눈이 쌓여 시끄러운 엔진음에 헛바퀴만 돈다. 몇 번을 시도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날도 춥고 기름도 부족해 차 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쪽 저쪽 둘러 보다 눈발 사이로 희미하게 세어 나오는 불빛을 발견한다. 자세히 보니 시골 산장 같다. 민혁과 혜원은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차에서 내려 산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기로 한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이 층 건물. 푹푹 빠지는 발걸음. 두 손을 꼬옥 맞잡은 두 사람은 폭설을 뚫고 산장에 도착한다. 넉넉한 시골아줌마를 기대했던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표독한 표정의 여자가 그들을 맞는다. 폭설로 발이 묶인 사람들로 이미 일층 거실은 꽉 차 있다. 그런데 어쩐지 거실에서 스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2층에도 사람들이 꽉 차 있으니 올라가지 말라는 아줌마. 방에 들어가기 전, 민혁을 의미심장하게 한 번 더 바라본다. 민혁 역시 아줌마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본다. 둘은 그래도 산장을 찾아 다행이라며 사람들로 가득 찬 일층 거실에 자리를 잡는다. 얼마나 흘렀을까 거실 한구석에 잠든 혜원을 뒤로하고 민혁은 사람들 눈을 피해 올라가지 말라는 이 층으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많다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가 너무도 궁금하다. 숨죽이며 2층 계단을 오르는 민혁. 거실뿐인 일 층과 달리 방이 많은 이 층. 맨 끝 방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 본다. 이때 민혁 얼굴로 떨어지는 핏방울, 천정 위를 올려다보니 시체 한구가 대형 샹들리에 위에 매달려있다,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는 민혁, 하지만 무슨 영문에서인지 건장한 사내 둘이 위협적으로 민혁이 있는 방안으로 들이 닥치고 다급해진 민혁은 창문 밖으로 뛰어 내린다. 다행히 밖은 수북이 쌓인 눈으로 푹신하다. 그런데 눈밭 아래 뭔가 물컹거리는 게 느껴진다. 또 다른 시체다. 건장한 사내들이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려 그를 잡으려 하자 그는 허겁지겁 미친 듯이 도망친다. 쫓고 쫓기는 추격속에 민혁은 뜻밖의 상황에 놀란다. 바로 지금까지 겪은 모든 일들이 자신의 여자친구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여자 친구의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민혁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게 되고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여자친구의 죽음에 관련된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다. 민혁은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발버둥 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사랑한다는 것은 세상에 약점 하나가 생기는거야. 그녀를 사랑하게 됐을 때, 이미 내 운명은 결정되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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