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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단의 토끼 (2013)
97분 드라마
<악단의 토끼>는 내성적인 중학교 소년의 조용한 성장담이다. 동급생들과 어떤 이슈도 공유하지 못하는 카즈히사가 브라스 밴드에 들어가 팀파니를 맡게 되면서 소년의 삶에 미묘한 변화가 찾아온다. 이 영화의 미덕은 소심한 중학생 소년이 우연한 계기로 자아를 찾는 여정이 일체의 과장 없이 묘사된다는 점이다. 대부분 훈련을 받지 않은 비전문 배우들이었던 이들은 영화 속 브라스 밴드 구성원들이 그러하듯 음악을 통해 교감하는 방법을 배워갔다. 할 줄 아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미성숙의 표징이 화인처럼 새겨지는 사춘기의 특성을 적확하게 포착한 대목들이 눈길을 끈다. 중요한 순간마다 출몰하는 인간의 형상을 한 토끼는 카즈히사의 내면을 반영하는 캐릭터이다. 연출을 맡은 스즈키 다쿠지는 감정의 기름기를 뺀 담백한 스타일의 10대 영화를 만들었다. <악단의 토끼>는 하나의 세계가 피어나고, 위엄을 회복하는 순간 다른 세계가 무너져가는 순환의 이치를 절감케 한다. (장병원)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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