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2014)
청소년 관람불가|113분|드라마, 성인
지옥
단테를 인용하며 문을 여는 <지옥>은 한 슬로베니아 가정이 처한 그야말로 지옥 같은 상황을 크레센도의 리듬으로 따라가는 충격적인 작품이다. 아무리 경제위기라 하지만 이토록 처참한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가정이 또 있을까, 입이 떡 벌어진다. 그러나 실직한 영화 속 주인공의 절망은 현대 자본주의의 엄연한 얼굴이다. 차갑고 어두운 겨울을 배경으로 해서인지 아내의 끔찍한 죽음과 더불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가장의 생존을 위한 사투는 더더욱 가슴을 치는 비통함을 수반한다. 제목에 걸맞게 암흑이 지배하는 작품으로, 영화 내내 물리적, 심리적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조명 연출이 특히 눈에 띈다. 자본주의의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폭력을 상당히 높은 수위로 다룬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의 말마따나 현대 사회가 부당한 지옥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슬로베니아 중견 감독의 신작으로 자본주의의 괴물성을 통렬히 비판하는 포스로 가득하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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