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아 (2014)
15세이상관람가|86분|드라마
판타지아
백혈병에 걸린 아버지가 고가의 치료를 받게 되면서 린의 가족의 삶은 황폐해진다. 어머니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돈을 꾸러 다녀야 하고, 린의 누나는 콜걸이 되었으며, 학교에 가기 싫은 린은 강둑에서 하루를 보낸다. 영화는 제목과 달리 매우 사실주의적인 드라마를 제공한다. 그리고 돈 때문에 고통 받고 해체되는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현재 중국인들이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돈을 꾸러 다니는 어머니에게 사람들은 불치병 환자에게 돈을 쓰는 것은 가치 없는 일이라고 일갈한다. 현대의 중국인들에게 모든 가치와 유용함의 기준은 돈이 되었다. 돈으로 환산 불가능한 가치들은 말 그대로 무용하다. 배경의 텔레비전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베이징 올림픽 소식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그러한 가치의 기준을 부추기고 있음을 암시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에서 유일한 판타지는 마지막 장면에 잠깐 등장한다. 가치와 효용성을 다한 부품으로 취급 받는 아버지의 수혈관을 틀어막으면서 린은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환상 속에서 본다. 하지만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는 사회야말로 집단 환상 속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조혜영/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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