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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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이야기 (2013)
15세이상관람가
97분 드라마
<제3의 인생>(2009), <텔레비전>(2012) 등 내면의 질서와 상충하는 사회와 융합하기 위해 대안적 선택을 해야 하는 주인공을 탐구해온 모스토파 파루키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빈민촌에서 살면서 가진 것이라곤 졸업장 하나뿐인 소극적인 청년 미투에게 수도 다카에서의 성공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다. 어디 부자인 외국인 여자라도 만나서 결혼하는 허황된 꿈을 꾸지만 현실은 여자친구에게 버림받은 남루함 뿐이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고자 다단계 회사에 들어간 그는 우연히 유명한 여배우가 분실한 휴대전화를 습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 동영상을 가지고 여배우를 협박하기 시작하는데… 감독은 거짓을 통해 얻은 가짜 행복이 점점 등장인물들을 파멸해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 인기가 있으나 시녀가 없으면 밥도 지을 수 없는 여배우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도 없으면서 사기성 짙은 회사에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미투나 모두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두려움에 쌓인 존재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영혼을 잠식한다. 계급이동이 제한된 사회에서,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을 개인의 탓만으로 돌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박성호/2014년 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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