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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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 (2014)
청소년 관람불가
92분 전쟁
2011년 프랑스로 망명한 시리아 감독 오사마 모하메드는 시리아 내전의 소식을 들으며 절망과 무력감에 빠져있던 중‘ 혁명의 도시’ 홈스에 남아있던 활동가 베디르산과 온라인 채팅을 하게 된다. 베디르산이 모하메드에게 홈스에 있다면 무엇을 찍겠냐고 물어오면서 영화기획이 시작되었다. 영화는‘ 1001명의 시리아 인들에 의해 촬영되었다’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감독들은 세헤라자데가 1001개의 이야기를 통해 왕의 살인을 막았던 것처럼 목숨을 걸고 촬영한 영상이 비극을 멈출 수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거리에서 죽은 아이와 시민들의 시체, 다리가 잘린 고양이, 고문장면 같은 처참하고 잔인한 이미지를 포함시킨다. 그 참혹함은 지구 반대편에 편안하게 앉아있던 이들을 역쇼트로 소환하며 신경을 거스르고 불편하게 만든다. 한편 모하메드는 무력감에 그저 하늘만을 촬영한다. 더 나아가 그들에게 가능한 대화는 시적이고 고통스러운 선문답뿐이다. 여기에 정교한 사운드 편집은 거리의 총소리, 타이핑과 채팅창의 메시지 알림 소리, 아름다운 노래로 여러 결의 리듬을 만들며 홈스를 물리적이고 정치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한다.
(조혜영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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