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오랜 사랑 (2016)
|28분|드라마
깊고 오랜 사랑
‘영희’는 ‘순정’과 여고 시절부터 평생을 약속하고, 40년이라는 긴 시간 서로의 삶을 섞어 왔다. 그런 두 사람의 ‘40년’을 너무나도 무력하게 만드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 영희는 이것을 이유로 순정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다. 20년 동안 두 사람만의 공간이었을, 둘이 함께 마련해서 지내던 아파트 또한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켜내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 순정의 마음을 반영하듯,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40년 세월을 상징하듯, 아파트는 무너져 내린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아파트에는 두 사람의 삶이 섞이기 시작한 순간인, 여고 시절의 두 사람이 있다. 이 극영화는 ‘나의 미래’, 또는 ‘내 친구의 미래’에 언제든 성큼 다가올 것만 같은 다큐멘터리였다. 이렇듯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논픽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반면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이른바 ‘탈성애화된’, ‘할머니들’인 픽션, 그렇기에 ‘거부감 없이’ 볼 수 있는, ‘그저 픽션일 따름인’ 영화로도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부디 이 영화가 ‘지루한’, 낯익은 ‘할머니들’이 나오는 영화로‘만’ 다가가지 않기를.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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