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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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노래를 함께 부를 때 (2015)
78분 다큐멘터리
55%. 2013년 스페인이 기록한 청년 실업률이다. 높은 자부심으로 지켜오던 공공 의료 시스템은 망가지고, 은행이 휘두르는 자본의 횡포는 심해져 간다. 그 밖에도 이런저런 갑갑한 일들이 시민들의 목을 조여온다.
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조여오는 숨통은 연대로 트인다. 철학 교사, 배우, 음악가, 퇴직 주부 등 여러 평범한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서로와 연대한다. 연대의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기차와 버스를 구해 수도인 마드리드로 원정을 떠나는 것, 은행에서 기습적으로 전통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 낡은 담배공장에서 오페라를 준비하여 올리는 것, 집에서 손수 피켓을 만들어 집회에 나온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것까지.
각기 다른 이유, 각기 다른 방법으로 연대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자신의 의지를 벗어난 고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 고통이 무엇인지는 다를지라도 서로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어느 순간부터, 영화의 인물들이 과연 승리할 수 있을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이미 함께 맞설 동료를 만나고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벌이는 투쟁은 축제가 된다.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축제에 함께 하시겠습니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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