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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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속의 여자 (1969)
100분 드라마, 멜로·로맨스
1969년 7월15일. 지구촌은 달나라 여행으로 들썩였다. 한국도 다르지 않았다. 아폴로 11호의 발사를 하루 앞두고 어른들은 TV 손질에 바빴고, 아이들도 달나라에 토끼가 정말 사는지 두눈으로 확인한다며 법석이었다. 그러나 충무로는 축제 분위기에서 예외였다. 서울지검 음란성범죄 특별단속반이 4편의 영화에 음란죄를 적용했기 때문. <벽속의 여자>도 그중 하나였다. 죄목은 음화제조. “주인공 성민(남진)과 미지(문희)의 5분 동안의 애무가 지나치다”며 감독이 입건, 불구속 기소됐다. 물론 이 장면을 그때나 지금이나 볼 수 없다. 그때 검찰이 문제삼았던 것도 이미 검열에서 잘려나가 문화공보부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조각 필름들이었다(성교를 암시하는 휴지마저 잘릴 정도였으니 온전할 리 없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성불구가 된 약혼남 성민을 돌보던 미지가 우연히 중년의 허 선생(남궁원)을 알게 되고 성에 눈뜨게 된다는 줄거리. “여인의 성적 욕망이 강렬한 색감과 오브제를 통해 표현됐다”고 하지만 뭉텅이로 잘려나간 장면이 많아 삼각관계의 긴장은 떨어진다. 119만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 개봉됐던 해 한국영화 흥행 3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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