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해부학 시간이 시작되면서 선생님과 소녀들이 있는 과학실에 실험용으로 선발된 군인들이 들어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학생들을 위한 해부용 시료가 된다 이야기. 철저한 경쟁논리에 기반한 입시위주의 교육체계, 무조건적인 순응을 강요하는 군사주의 문화, '왕따'문화로 대변되는 이기심과 비인간주의. 어느 여학교의 한 수업, 즉 해부학 과목의 수업 시간에 벌어지는 살벌하고 끔찍한 해프닝을 통해서 <해부학시간>은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이러한 총체적 문제들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현대식 건물에 개량 한복을 입은 학생과 낡은 스타일의 전화기를 등장시키는 등 고의적으로 정확한 시대를 인지하지 못하도록 시간성을 흐려놓음으로써 하나의 알레고리적 공간을 획득하는 <해부학시간>은 여고괴담의 상상력을 한계까지 급진적으로 밀어붙인 작품이다. -2000년 제6회 팜스프링스 국제 단편영화제 -제19회 밴쿠버 국제영화제 상파울로 국제 단편영화제 -2001년 시드니 국제영화제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 -프랑스 에뜨랑제 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