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속의 미녀 (2003)
12세이상관람가|60분|판타지, 멜로·로맨스
캔 속의 미녀
여기 이런 캔(가수 캔이 아니라 깡통)이 있다. 매뉴얼에 따라 욕실에 캔의 내용물을 풀어 놓으면 그 안에서 아리따운 여인이 나와 밤마다 외롭고 울적한 총각의 심사를 달래주니, 가히 이 캔이 실용화된다면 어느 남자가 반갑지 않을쏘냐? 물론 여기서 혼자 딴 생각하며 괴이한 미소를 입가에 흘리고 있는 분도 있으리라 충분히 생각된다. 캔만 많다면 카사노바가 부럽지 않을 것이고, 이 여자 저 여자 깡통만 따면 쉽게 쉽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말이다. 바람둥이! 이 단어야말로 고래(古來)로부터 모든 남자들을 들뜨게 만들어 온 단어 아닌가? 패스트푸드보다도 더 빠른 소비 속도를 지닌 캔이지만, 이 캔의 사용법은 17년간 숙성된 원액을 기다리는 심정과도 같다. 사용자는 캔에서 나온 여자에게 원나잇 스탠드류의 뻐꾸기를 날리면 안되고, 임신한 조강지처 다루듯 보살펴야 한다. 포르노 비디오도 절대 금물이다. 즉석식 상품인 캔이라는 형식에 담긴 진실한 사랑이라는 내용물은 묘한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장치다. 이렇듯 독창적인 상황설정과 상상력으로 출발한 영화의 행선지는 진실한 사랑에 관한 물음인 것이다. <2003 부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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