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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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뒤에서 (1996)
29분 단편 영화
줄거리 1: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러니의 미학이 제시된다. 우리는 눈앞에 벌어진 일에만 안주한다. 진실은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이다.
줄거리 2:
96년 단편영화제 수상 당시 미국에서 유학중이던 이상인 감독의 작품이다. 이상인씨는 지금 용인대 교수. 가령 (펄프픽션)에서처럼 여러 개의 에 피소드가 서로 얽혀 있는 구조를 차용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타란티노 영화보다 훨씬 더 세련됐다. 그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장점을 더 논해보자면, 열린 구조 속에 이야기들을 경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 군더더기 없는 사건의 전개는 극적 반전의 효과를 높인다. 또한 영화의 형식은 영화가 전달하고자하는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진다. 영화에는 눈에 보이는 것에 급급해 진실을 못보는 풍자적인 "낙타"이야기가 나온다. 영화가 세상의 일부만을 보여줄 수밖에 없듯, 단편적인
줄거리3:
영화와 도박에 중독돼 있는 편집광적 영화감독 트래비스. 늘 인생을 향 해 "컷"이라고 외치고 싶어하는 그는 궁지에 몰리다 못해 마침내 강도를 저지르기로 한다. 그의 머리를 깎아주며 낙타에 관한 야한 농담을 들 은 적이 있는 미용사 샘은 임신 뒤 애인에게서 버림받고 비틀댄다. 한편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과 정사를 벌인 조는 친구에게 들킨다. 이 모든 사람이 주유소로 동시에 모여들고 조가 살해당한다. 점원은 자기가 본 것만으로 트래비스를 범인으로 넘겨짚고 진상은 규명되지 못한다. 그들은 모 두 자기의 울타리에 갇혀있다 주체적 가치관을 갖지 못하고 어떤 대상에 중독되어 휩쓸려다니는 사람 들로 채워진 사회의 어두움을, 한 살인사건이 있기까지의 경로를 빌려 단적으로 보여준 작품. 밤 장면 위주의 촬영이 주제의 씁쓸한 여운과 속도 감을 더했고, 여러 명의 화자가 등장해 시공을 요리하는 방식은 타란티노, 알트만을 연상시킨다. TV시리즈 (LAPD)를 통해 영화에 들어가고 나오는액자 형식, 자막,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필름을 이용해 서술의 리듬을 변조하는 등 매체를 다루는 감독의 능란한 솜씨가 십분 발휘되었다. "관객을 잡아당겼다 풀어놓았다 하며 게임하고 싶었다"는 것이 감독의 말. 이상인 감독은 (어머니 당신의 아들)로 제3세계 영화인을 위한 장학금을 받아 영화 유학을 다녀왔으며 작년에도 16mm영화 (바이올린 콘체르토)로 제2회 영화제의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것만으로 진 실을 판단해야 하는 모순을 피해갈 수 없다. 영화는 낙타 뒤에 놓인 진실을 발견하라는 지침을 내린다. 단점이 되는 까닭은 그럼에도 이미 너무나친숙해져버린 이야기 구조라는 점. 이야기의 대안은 언제나 찾아야 할 몫인 것 같다.
* 얼마 전 첫 장편영화 <질주>를 선보였던 이상인 감독의 단편영화. 도심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만들기에 중독된 것처럼 영화를 찍다가 도박에 빠지고 강도질을 하는 트래비스. 임신한 뒤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당하는 샘.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과 관계를 갖는 조. 살인 사건에 대해 잘못된 증언을 하는 주유소 점원과 섣불리 범인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징크 역사?. 자신의 울타리에 갇혀 있는 이들의 오해와 무관심으로 인해 사건의 진상은 규명되지 못한다. 눈앞의 것에 연연해 진실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우화로 제3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씨네21 236호, TV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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