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자연의 아이들)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져 있는 프리드릭 소 프리드릭슨 감독의 (콜드 피버)는 부모님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하와이행 휴가를 포 기하고 아이슬랜드를 여행하는 한 일본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수산회사에 근무하는 히라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7년째 기일을 맞아 아이슬랜드로 향한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부모님이 돌아가신 곳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지도에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강을 찾기위해 히라타는 끝이 보이지 않을 듯한 눈밭을 헤매며 아이슬랜드의 오지 를 여행한다. 도중에 그는 여유만만한 택시기사, 장례식 전문 사진사, 요정, 여행자를 가장한 미국인 강도, 그의 여정을 도와주는 술꾼 등 다양한인간군상과 마주치며 갖가지 모험을 겪는다. (콜드 피버)의 숨겨진 주연은 눈부시게 하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땅, 냉혹한 추위 속에 야외 온천이 공존하는 아이슬랜드 특유의 풍광.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이슬랜드의 자연과 정령, 요정의 전설 등 자연환경에 기인한 이채로운 문화는 북구의 기후 같은 음울함과 기이한 낙천 성이 혼재된 민속음악과 함께 프리드릭슨의 아이슬랜드영화의 맛을 내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또 "일본" 젊은이의 아이슬랜드 여행기라는 이 색적인 소재, 뿌리찾기 내지는 제사라는 동양적 전통에 대한 집착이라는 요소가 어우러지는 등 다양한 이질성이 혼재함으로써 오히려 낯설음에 대한 동요보다는 전체적인 관조와 사색의 여지를 둘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