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연주자는 어떻게 스타성을 가질 수 있을까. 언뜻 떠오르기론 묘기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이는 테크니션에게, 수만번 해석된 음악을 기어이 낯설게 해석하는 연주자에게, 혹은 투어하는 도시별로 기행을 일삼는 연주자에게 스타의 지위가 부여된다.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의 서울 리사이틀의 인터미션. 연주의 감흥에 젖어 있던 객석에서도, 긴 머천다이즈 판매줄에서도, 심지어 예술의전당 야외 정원에서도 관객들은 하나같이 스미노 하야토의 ‘스타성’을 언급하며 술렁였다. 무대를 보지 않더라도 스미노 하야토는 이력만으로 자연히 눈길이 가는 인물이다. 그는 공학 석사, 즉 음악 비전공자인 연주자이고 141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다. 속칭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도 2021년 쇼팽 콩쿠르의 결선 직전 본선 3차 무대까지 진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외적 사실만으로 스캔들인 스미노 하야토는 무대 위에서도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타인웨이 그랜드피아노와 업라이트 피아노 두대를 오가며 진행한 공연의 레퍼토리엔 클래식곡과 본인의 자작곡이 두루 섞여 있다. 속주와 자기만의 편곡이 강점인 아티스트답게 클래식곡의 대다수는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다장조>,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등 주제를 변주하며 연주자의 기량을 자랑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추측건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거의 사용한 적 없을 것 같은 형형색색의 조명이 연주에 동원되거나, 그랜드피아노의 해머에서 대뜸 무선마이크를 꺼내 한국어로 직접 곡 설명을 하는 이벤트도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화려한 연주와 이를 극대화하는 무대연출, 그리고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무대 위에서 유감없이 발휘할 줄 아는 쇼맨십까지. 감탄하지 않기란 어려웠다.
기간 11월26일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시간 19시30분 등급 초등학생이상관람가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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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마스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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