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껴주세요.” 배우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언제나 이 말과 함께 자신이 진행하는 데이타임 에어로빅 쇼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는 실상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수많은 외모 품평과 연령 차별 속에 스스로를 아끼기 어려운 처지다.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한 남성 간호사로부터 일주일간 ‘더 나은 나’로 살 수 있는 신약 서브스턴스를 은밀히 권유받고, 투약 후 젊고 아름다운 분신 수(마거릿 퀄리)를 낳는다. 수가 스타덤을 얻어 비상할수록 엘리자베스는 비참해진다.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는 두 존재는 급기야 각자의 길에서 폭주하기 시작한다. <서브스턴스>는 여러 면에서 끝까지 가는 영화다. 여성의 외모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비정상적 수준으로 노화를 거부하는 스타 시스템 등 미디어 산업의 뇌관을 과감한 상상력과 이에 기반한 고수위의 시각 묘사로 건드리며 관객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이미지로든 사운드로든 다른 영화에선 쉽게 할 수 없는 극단의 극장 체험을 선사하는 보디 호러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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