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Wicked’ Little Letters, 마녀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려는 시도들,
2024-12-11
글 : 김현승 (객원기자)

세계대전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 영국의 작은 해안 마을 리틀햄프턴에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신실한 기독교 집안의 딸 이디스(올리비아 콜먼)에게 저주에 가까운 욕설 편지가 도착한 것이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테러에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 아일랜드 출신 로즈(제시 버클리)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하지만 로즈의 혐의에 물증은 없고 경찰은 정당한 수사 절차조차 밟지 않는다. 주위에는 온통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성을 처단하려는 권위적인 남성들뿐이다. 부당함을 느낀 글래디스(안자나 바산)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홀로 재수사에 들어간다. <X를 담아, 당신에게>는 <미 비포 유>를 연출한 테아 섀록 감독의 신작이다. 가치관이 서로 다른 세 인물의 시선을 교차하며 여성을 옥죄는 당대 사회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사건 전개의 허술함이 아쉽지만 1920년대라는 시대 배경하에 개성 넘치는 여성 캐릭터를 세명이나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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