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이병헌-송혜교 VS 최진실-조성민 ‘이별방식’
2004-06-25

“여자로서 더할 나위없이 훌륭했지만 연기후배로서도 가능성을 지녔다.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재능도 가지고 있다.” “사귀는 도중에 잘 해주고 잘 챙겨줬는데 헤어지는 순간까지 걱정하고 배려해줘서 고맙다.”

그들의 헤어지는 방식은 여느 스타커플과 사뭇 달랐다. 지난 18일, 19일 따로 결별기자회견을 연 이병헌과 송혜교의 목소리에는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섭섭함이 없음은 물론 오히려 걱정과 배려가 넘쳐났다. 60년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최무룡-김지미 부부 이후 가장 애정어린 결별사를 남긴 스타커플로 기록될 만하다. 만약 두 사람이 아름다운 이별을 꿈꿨다면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연예가중계> 등 텔레비전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이 장면을 본 사람들한테는 “이런 마음이라면 왜 헤어졌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들었을 테니까. 사실 두 사람은 결별마저도 관리한 흔적을 남겼다. 이미지가 생명인 스타에게 헤어지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터득하고 있다고 할까

이병헌과 송혜교가 소속한 연예기획사는 14일 오후 동시에 결별 보도자료를 내보내는가하면 지난 5월 헤어지기로 한 뒤 두 소속사는 한달여 동안 대책회의를 통해 5가지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스포츠서울>은 15일 보도했다. 양쪽은 어떻게 하면 보기좋은 ‘이별’의 모양새로 비칠 수 있을까 고심했다고 한다.

언론에 결별시점을 공개하는 날짜도 택일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4일 한국방송 2텔레비전 미니시리즈 <풀하우스>의 방영을 앞둔 송혜교의 기획사쪽로서는 이미 헤어진 이병헌과의 열애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드라마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병헌-송혜교 커플과 달리 어정쩡한 상태로 각자의 활동을 재개한 최진실-조성민 부부의 경우는 다른 의미에서 안타까움을 남긴다. 2002년 12월 대선 전날밤 노무현-정몽준의 결별 못지않은 뉴스를 제공했던 최-조 부부의 요란한 상호비방전은 이후 이혼조건 언론폭로를 둘러싸고 법정공방으로 번진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진실은 2년만에 문화방송 주말극 <장미의 전쟁>에 의욕적으로 출연했지만 10% 초반의 시청률을 기록해 전작에 이어 두번씩이나 흥행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를 두고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로 90년대 초반 자신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나갔던 최진실이 30대 중후반 나이에 걸맞는 변신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의 실패탓이 더 큰 것같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방에 대해 갈 데까지 가는 공방을 벌인 최진실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정리하지 않은채 다시 대중 활동에 나선 결과 시청자의 평가는 혹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시청자는 “무능한 남편을 구박하는 똑똑한 여의사 역과 최진실의 사생활이 중첩돼 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연애중 결별과 결혼의 파경은 그 무게와 고민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한묶음으로 말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또한 남녀관계의 문제에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은 섣부른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타급 연기자의 경우 부부 및 연예관계 등 가장 은밀한 사생활마저도 사적영역으로만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진실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조성민의) 서로 깨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혼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중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한겨레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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