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남부군> 정지영 감독의 빨치산에 대한 따뜻한 시선
2005-06-21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정확히 어느 해인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겨울 눈 내린 오대산 자락에서 우연히 <남부군> 촬영현장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내게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아가게 된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 단지 내가 좋아했던 산자락의 풍경을 어떻게 담았을까 하는 그런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때문에 빨치산이라든가 이념이나 사상과 같은 것들은 당시 영화를 선택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를 제쳐두고라도, 그들 빨치산들의 애환이 깃든 길을 나는 유랑 삼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었던 것을 조금은 부끄럽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영화는 여러 차례에 걸쳐 보게 되었고 처음은 영화에 담긴 풍경에 집중했고(사실 영화에서 얘기하는 지명과 실제 장소가 다른 곳이 많아서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두 번째는 그 속에 있는 인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영화 <남부군>은 빨치산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을 통해서 한국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의 순간을 그려낸 작품이다. 빨치산의 탄생 배경과 그들이 자신의 사상을 위해서 싸우는 치열한 순간을, 또 끝모를 도피 행각에서 오는 갈등과 회의, 추위와 굶주림을 거쳐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당시로서는 한국영화 소재의 폭을 넓힌 파격적인 시도였고, 또 흔치 않은 반전영화의 색깔이 강했던 작품이다. 종종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과는 달리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선으로 빨치산들을 그려냈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이태의 원작소설 <남부군>의 말머리, ‘나는 왜 이 기록을 썼는가’에는 작가로서가 아닌 기자로서의 생생한 기록을 남긴다고 쓰고 있다. 반면 정지영 감독은 그 생생한 체험의 순간을 영상으로 담으면서, 빨치산에 대한 따뜻하며 동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품안에 끌어안는다.

안성기와 임창정

정지영 감독 컬렉션의 한 작품으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와 함께 발매되는 <남부군> DVD는 출시 그 자체로 반가운 타이틀이다. 극장에서 볼 때도 그랬지만, 다시 보는 영화는 여전히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엄청난 고생을 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변한 게 있다면 생고생을 했던 당시의 추억담을 들려주는 정지영 감독과 안성기의 음성해설 수록과 지금은 스타인 배우들의 풋풋한 신인 시절이다. 최민수, 최진실, 그리고 음성해설에서도 언급했듯이 안성기의 등에 업혀 좋아했다던 앳된 임창정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진다. 화질은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영상이다. 음성해설 외에 볼 만한 부록은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정지영 감독의 영화세계 다큐멘터리와 인터뷰 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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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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