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세계]
<월하의 공동묘지> 한국 공포영화의 클래식
2005-09-30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권철희 감독의 <월하의 공동묘지>는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한국 공포 영화 역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영화는 이후 한국 공포 영화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고전 한국 공포 영화 가운데 박윤교 감독의 <며느리의 한>과 함께 외국 공포 영화 서적에 소개가 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에 하나가 되고 있다.

이 영화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작품은, 80년대 김인수 감독에 의해 유행한 공동묘지 시리즈. 그리고 이미 열광적인 소수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컬트가 된 남기남 감독의 <천년환생 - 부제가 '월하의 공동묘지 2'>이 있다. 여기선 변사의 내레이션을 제외한 도입부 부분을 그대로 재현을 하며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당대 최고의 악역 배우들. 도금봉과 허장강

<월하의 공동묘지>는 한국 공포 영화의 특징적인 면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남성중심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삼는 것은 한국 공포 영화의 오래된 전통이며, 선악이 분명한 캐릭터 구축, 모함으로 인한 억울한 죽음, 원한과 복수에 이르는 단순명쾌한 드라마 구조는 너무도 뻔해 보인다. 그러나 장르 영화에서의 진부한 공식은 단점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된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의 관객들이 바라보는 <월하의 공동묘지>는 전혀 다르게 와 닿을 수도 있다. 기괴한 분장을 하고 등장한 변사의 깜짝 출연이나 썰렁한 공포 효과들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겠지만, 당대 최고의 악역 여배우중 하나였던 도금봉의 존재감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조금도 변함이 없다.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마저 독살을 하려고 덤벼드는 그녀의 모습은 귀신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녀의 강렬한 카리스마! 직접 영화를 보고 느껴보시라.

존재 자체가 카리스마인 도금봉

<월하의 공동묘지>는 현재 고전 한국 공포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DVD로 발매가 되었다. 제작사 비트윈의 ‘한국 영화 걸작선’의 하나로 기획이 되어 선을 보였는데, 1967년이란 제작년도를 보면 타이틀의 퀄리티는 대충 짐작이 가능할 터. 발매 자체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작품으로, 감상 하는 내내 원본 필름 훼손의 흔적이 늘 따라 다닌다. 음향은 의외로 괜찮은 편이며, 부록은 제작년도에 비례한다. 감독, 배우들에 대한 소개가 텍스트로 제공이 된다.

DVD 메인 화면
도금봉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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