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햄버거를 찾아 떠나는 모험, <해롤드와 쿠마>
2005-10-21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별안간 텔레비전 광고를 보다 화이트 캐슬 햄버그에 단단히 필이 꽂힌 해롤드와 쿠마. 그들은 꼬박 하룻밤을 화이트 캐슬 가게를 찾아 험난한 모험을 떠난다. 오직 맛있는 햄버거를 먹기 위한 둘에게 닥쳐올 일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평범한 코미디영화의 소재로 보이지만, 해롤드와 쿠마가 아시아계 미국인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둘 중 하나는 할리우드영화 속에서 늘 천대시하는 한국계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하지만 <내 차 봤냐?>의 대니 레이너 감독은 자못 심각하게 흐를 수 있는 극전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여전히 미국 내 소수 인종들에 대한 편견은 곳곳에서 드러나지만, 이 영화는 심각하고 진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쉴새없이 쏟아져나오는 음담패설과 화장실 코미디와 뒤죽박죽 뒤섞인 해롤드와 쿠마의 좌충우돌 햄버거 찾기는 유쾌한 성장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DVD 타이틀의 여러 부가영상들 또한 본편에 뒤지지 않는 즐거움과 역겨움을 가지고 있다. 영화를 보면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게 되는 것은, 여자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사상 초유의 ‘똥 배틀’. 다행히 이것을 눈으로 봐야 하는 불행은 없었지만, 마치 현장에서 듣는 것 같은 리얼한 효과음은 온갖 상상을 부추기며 보는 이를 괴롭게 만든다. ‘방귀의 미학’ 코너를 통해 두번 다시 듣고 싶지 않은 소리의 제작 비밀과 음향 감독의 고충을 알 수 있다. 다른 부록들도 재미있는데, 극장과는 다른 엔딩장면이 수록된 ‘삭제장면 모음’과 플래시애니메이션 <버그 나라로의 모험>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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