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다크 히어로의 탄생 신화, <배트맨 비긴즈>
2005-10-21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배트맨 비긴즈>의 매력은 그간 다루어지지 않았던 배트맨 탄생 신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밥 케인의 원작만화뿐만 아니라, 팀 버튼의 영화에서도 자세하게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다크 히어로의 매력은 그 활약상보다 캐릭터가 어떤 연유와 과정을 통해서 완성되는지가 중요하다.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이 고담시의 밤거리를 수호하는 배트맨이 되는 과정. 그것은 충분히 비극적이어야 하며, 자신이 가진 나약함과 악에 대한 분노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상황이 요구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를 유연하게 풀어나간다. 영화 제목 그대로 그의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알리는 서곡이다. 단지 그 출발이 너무 좋다는 점이 이어질 후속편에는 큰 부담감이 될 것 같다.

<배트맨 비긴즈>의 서플먼트 구성은 여느 타이틀과 달리 조금은 특이하다. 수록된 부가영상을 모두 보기 위해서는 만화책의 책장을 넘기듯, 화면 오른쪽에 있는 박쥐 아이콘의 날개를 이용해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 극히 일부분이지만, 원작만화를 이용한 화면 구성은 코믹스 팬들을 위한 작은 배려로 보이는데, 단순히 만화 몇컷을 보라는 의미가 아니다. 부가영상은 만화의 컷 속에 숨겨져 있고, 이를 리모컨 조작을 통해 하나씩 접근하는 방식이다. 타이틀에 수록된 모든 부가영상의 목록을 한눈에 보고 재빠르게 보기를 원한다면, 맨 뒤페이지로 이동하면 쉽게 접근이 가능한 메뉴 구성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으니, 성급하게 짜증을 낼 필요는 없다.

부록 구성은 영화제작 규모를 생각하면 맛보기 정도에 불과한데, 핵심적인 것들이 많이 빠져 있는 형태다. 이 타이틀의 부가영상은 주요 액션 시퀀스와 스턴트, 배트맨의 의상 제작, 고담시의 세트 만들기와 같은 제작 관련 다큐멘터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원작을 포함한 배트맨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고자 하는 관객을 만족시키기란 아무래도 부족해 보인다. 또 한 가지 영화의 주요 캐릭터에 대한 소개와 배트맨이 착용한 첨단 하드웨어 장비에 대한 설명이 영어 텍스트로만 제공되고 있어 아쉬움을 더한다. 이것은 팬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부록이 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타이틀 완성도에 흠집을 남긴다. 그럼에도 <배트맨 비긴즈> DVD 타이틀은 매력적이다. 부가영상에 대한 아쉬움은 뛰어난 화질과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음향 덕분에 웬만큼 만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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