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리뷰]
무기 밀매의 실상을 파헤치다, <로드 오브 워 SE>
2006-03-10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모든 전쟁은 무기가 있어야 가능하며 이를 위해 ‘필요악’이 존재한다. 바로 무기 판매상이다. 앤드루 니콜의 <로드 오브 워>는 전세계를 누비며 화끈한 전쟁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기 판매상 유리의 20년의 행적을 좇는다. 전쟁 그 자체를 다룬 영화는 넘치지만 <로드 오브 워>처럼 전쟁이 원활하게 치러지도록 돕는 숨은 조력자(?), 무기 판매상에 대한 영화는 흔치 않다. 바로 이 소재의 특별함 때문에 영화의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DVD 타이틀은 다양한 부가영상을 수록하고 있지만, 그중 2개만 가치가 있다. 감독 음성해설과 무기 거래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앤드루 니콜 감독의 음성해설은 2시간이란 시간이 아깝지 않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길고 긴 오프닝 크레딧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할리우드 시스템 외부에서 제작비를 조달받은 덕분에 수많은 제작자들의 이름이 들어갈 정도로(니콜은 그들이 누구인지조차 모른다고 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예산이 바닥나는 바람에 촬영이 중단돼 감독 개인 인맥까지 동원한 에피소드, 예산문제로 감독이 꼭 하고 싶었지만 넣을 수 없었던 장면들(유리가 러시아를 탈출하면서 유대인 행세를 하는 장면 같은)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두 번째 소개하는 것이 타이틀에 수록된 부록의 핵심이다. 14분 정도 분량의 ‘국제 무기 거래’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압권이다. 분량은 작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영화 이상의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살상의 비즈니스’로 불리는 무기 거래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내용과 함께 관련 자료, 전문가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무기로 인한 끝없는 살상 행위는 가히 충격적이다. 90여개국, 1200개에 이르는 무기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기 규모, 냉전 이후에 골칫덩어리로 떠오른 무기 제고를 처리하기 위해 동원된 편법, 그 무기들이 어떤 식으로 재활용(사진)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2003년 라이베리아에서 일어난 찰스 테일러 정권 지지파와 반대파의 무력 충돌은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마약과 술을 먹이면서까지 전쟁에 이용한 사례(특히 지뢰를 인형으로 위장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이야기는 소름이 끼친다) 등 끔찍한 내용들이 적지 않아 짧은 분량인 것이 차라리 다행스럽다. 그리고 본편의 경우 극장에서 삭제되었던 일부 장면들을 복원한 ‘무삭제판’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리지널 화면비(2.35:1)가 아닌 1.85:1로 DVD가 제작된 것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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