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제6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 - TV부문
2007-01-16
글 : 안현진 (LA 통신원)
ABC 드라마, 시상식을 휩쓸다
TV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 ABC의 <그레이 아나토미>

1년차 드라마, 영국 베테랑 배우, 방송사 ABC의 목요일 프로그램이 골든글로브 TV부문의 주인공이었다. 현지시각으로 1월 15일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ABC의 <어글리 베티>는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했고, 역시 ABC의 간판 드라마이며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레이 아나토미>는 TV시리즈 부문의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또한 헬렌 미렌(<엘리자베스 1세>), 휴 로리(<하우스>), 빌 나이히(<기드온의 딸>), 에밀리 블런트(<기드온의 딸>) 등의 영국 출신 배우들이 각종 부문에서 연기자상을 수상해 브리티시 파워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엘리자베스 1세>는 HBO와 BBC가 공동제작한 드라마로 에미상에서도 3개 부문을 수상한 TV시리즈다. <엘리자베스 1세>로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같은 부문에서 최우수여자연기상을 헬렌 미렌에게, 또 최우수남자조연연기상을 제레미 아이언스에게 수상했다.

영화 <더 퀸>에서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한 미렌은 <엘리자베스 1세>로도 TV부문 수상의 영광을 가져갔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분명 이 자리에서 놀라울 만큼 멋진 수상소감을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가요?"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시작한 미렌은 다음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좀 더 겸허했을 것이고, 눈물을 글썽이다가 좀 더 강력해졌을 겁니다. 저는 감사하다는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멋진 역할을 맡았어요."

멕시코에서 방영된 드라마 <나는 못생긴 베티>를 리메이크한 ABC의 <어글리 베티>는 새로 시작한 드라마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가장 많은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주연배우 아메리카 페레라는 최우수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22세의 아메리카 페레라는 수상대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페레라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미모보다는 머리로 앞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입을 열었다. "제가 연기한 베티는 이제까지는 TV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 보다 깊은 곳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진정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합니다."

NBC의 새 코미디 <30 록>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지는 못했지만, <30 록>에서 과대망상증에 걸린 TV 방송국 사장을 연기한 알렉 볼드윈은 비평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으로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남자연기상을 수상한 볼드윈은 "트로피가 너무 무겁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탈장 수술을 한지 얼마 안되었거든요"라며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골든글로브 TV부문은 종종 영화의 유명세에 가리는 경향이 있는데, 에미 시상식 전에 새로운 TV 스타들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시상식으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었다면, 지난 2006년 8월 치러진 제58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단 한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한 <그레이 아나토미>에 TV시리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TV시리즈 드라마 부문의 최우수여자연기상은 TNT의 <더 클로져>에서 강력계 부서장으로 출연한 키라 세드윅이 받았다. <미디엄>의 패트리샤 아퀘트, <소프라노스>의 에디 팔코, <로스트>의 에반젤린 릴리, <그레이 아나토미>의 엘렌 폼페오와 같은 쟁쟁한 후보와 경쟁한 데다가 이전까지 모두 4번에 걸쳐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후보로만 만족해야 했던 세드윅이었기때문에 더욱 값진 수상이었다. 남편 케빈 베이컨과 함께 객석에 앉아있다가 수상대로 걸어나온 키라 세드윅은 "이건 정말 예상치 못한 선물입니다. 최고의 선물이죠"라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BBC 아메리카의 <기드온의 딸>은 잘 알려진 TV영화는 아니었지만, 드라마에서 아버지와 딸로 출연한 빌 나이히와 에밀리 블런트에게 각각 TV미니시리즈·영화 부문의 최우수남자연기상과, 최우수여자조연연기상을 가져다 주었다. 빌 나이히와 에밀리 블런트는 2006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출연해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다. 빌 나이히는 "나는 상이라는 것이 의미도 없고, 불화만 일으킨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도 하나 받았군요. 받고 보니 의미가 있군요"라고 재치있는 소감을 남겼다.

가장 쟁쟁한 후보들로 이름을 채웠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의 최우수남자연기상은 FOX의 <하우스>에서 그레고리 하우스를 연기한 영국 배우 휴 로리에게 돌아갔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맥드리미 패트릭 뎀시와 <24>의 잭 바우어를 연기한 키퍼 서덜랜드와 함께 경쟁한 그는 수상을 예측하지 못한 듯 했지만 "함께 한 멋진 스탭들과 출연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냉소적인 의사 하우스와는 다른 다정다감한 소감이다.

캘리포니아 베버리힐즈에서 할리우드외국인기자연합(HFPA)의 주관으로개최된 제6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NBC를 통해 중계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케이블 채널 캐치온을 통해 1월 16일 저녁 10시부터 중계된다.

골든글로브 TV부문 수상 결과

최우수작품상 (TV시리즈 부문): <그레이 아나토미>(ABC)
최우수여자연기상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더 클로저>(TNT)
최우수남자연기상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휴 로리 <하우스>(FOX)
최우수작품상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 <어글리 베티>(ABC)
최우수여자연기상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 아메리카 페레라 <어글리 베티>(ABC)
최우수남자연기상 (TV시리즈 뮤지컬·코미디 부문): 알렉 볼드윈 <30 록>(NBC)
최우수작품상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엘리자베스 1세>(HBO)
최우수여자연기상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헬렌 미렌 <엘리자베스 1세>(HBO)
최우수남자연기상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빌 나이히 <기드온의 딸>(BBC)
최우수여자조연연기상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에밀리 블런트 <<기드온의 딸>(BBC)
최우수남자조연연기상 (TV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제레미 아이언스 <엘리자베스 1세>(H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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