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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탁월한 촬영, 고전적 공포를 선사하는 귀신들린 집
2007-03-02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딸과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은 음악가 존 러셀(조지 C. 스콧)은 낡은 저택을 빌려 이사를 하면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한밤중에 물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시시때때로 삐거덕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가 러셀을 잠 못 들게 한다. 심지어 저택 안에서 숨겨져 있는 방을 찾기도 한다. 견디다 못한 러셀은 결국 영매사를 불러 집 안에 있는 또 다른 존재의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그 과정 속에 러셀은 오래전 저택에서 있었던 비밀을 알게 된다. 피터 매닥 감독의 <체인저링>은 고전적인 귀신들린 집 이야기에, 미스터리 장르를 결합한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다. 자극적인 비주얼을 추구하는 요즘 공포영화들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체인저링>은 잘 짜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좋은 연기, 무엇보다 공포영화 클리셰들을 대단히 효과적으로 구사한 모범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난도질영화들의 폭발적 성장이 시작된 80년에 고전적 정취가 가득한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영화의 절반은 저택에서 일어나는 초현실적 공포에 집중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비밀을 파헤치는 데 할애한다. 보통 이런 조합은 안 좋은 결과물이 나올 확률이 높다. 설명하기 힘든 초현실적 상황에 논리적 설명을 요구하는 추리의 만남은 분명 어긋난 충돌을 하게 마련이다. <체인저링>은 장르의 결합으로 공포 효과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지만, 전반적으로 이 둘의 조합을 매끈하게 풀어간 사례다. <체인저링>에서 유심히 봐야 할 것은 단 한컷도 특수효과의 도움을 얻지 않는 초현실적 공포의 묘사다. 귀에 거슬리는 하이톤의 음향 효과와 음산한 저택 내부의 모습, 강령회에서 종이와 유리를 이용한 서스펜스 만들기, 특히 영화 후반에 휄체어의 추격적은 고전공포영화 팬들의 넋을 잃게 만드는 명장면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진짜 굉장한 부분은 촬영에 있다. 광각렌즈와 팬포커스 촬영 효과가 만들어내는 저택의 공간적 묘사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아무런 공포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조차 이 촬영의 힘은 끊이지 않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유발한다. 카메라가 유유히 저택 내부를 돌아다닐 때는 그 분위기가 사뭇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하나 <체인저링>이 순수한 공포영화로서 완전한 마무리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집 안에 숨겨져 있는 비밀은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야기 자체로는 흥미진진하지만, 중반까지 탄탄하게 쌓아올렸던 공포 효과들이 일부분 잠식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취향에 따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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