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트랜스포머>는 어떻게 변신해왔는가
2007-06-28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일본 완구회사의 변신 로봇 시리즈에서 3D 애니메이션, 실사영화까지 ‘트랜스포머’의 변신일기
트랜스포머 비스트워즈(출처-http://cybertron.mireene.com/)

대다수 변신 로봇 애니메이션들의 탄생은 완구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선택이 되면서다. <트랜스포머>의 시작도 다르지 않다. 일본 완구회사 다카라에서 제작한 ‘다이아크론’ ‘미크로맨’이 그 시초이며, 이 완구들은 변신 기능으로 로봇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세심하게 제작된 이 로봇 완구들은 완전한 형태의 자동차로 변신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대원들이 탑승할 수 있는 조종석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다이아크론은 자동차 시리즈뿐만 아니라, 공룡으로 변신할 수 있는 완구들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그 수를 늘려갔고, 미국의 해즈브로사가 수입하면서 ‘트랜스포머’로 바뀐다. 물론 트랜스포머화하면서 대원들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은 나중에 사라진다. 결정적으로 이 두 완구 시리즈를 통해서 오토봇과 디셉티콘이라는 선과 악을 대변하는 진영으로 나눌 수 있었던 것이 큰 성과다. 다카라사의 완구로 시작된 <트랜스포머>의 탄생은 일본과 미국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입지를 넓혀갔다. 더 정확하게는 만화책이 먼저다. TV판 애니메이션이 1984년 9월부터 방영되었고, 만화책은 같은 해 7월 미국 마블 코믹스를 통해 1권이 출간되었다. 복잡한 <트랜스포머>의 세계관처럼 만화책도 마블 코믹스를 거쳐 드림웨이브, IDW로 회사가 바뀌면서 계속 나오게 된다. 영국에서는 독자가 전개하는 만화가 나와서 <트랜스포머>의 흐름에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트랜스포머> TV판 애니메이션은 완구를 수입한 미국 해즈브로사와 마블프로덕션, 선보우프로덕션이 참여한 미국과 일본 합작 형태로 제작되었다. <트랜스포머>의 전설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트랜스포머 더 무비> 포스터

재미있는 것은 완구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면서 일어난 변화다. 독특한 세계관과 개성 넘치는 로봇들의 활약으로 원래 목적이었던 완구 판매 목적을 넘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발전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시작은 완구 선전용 영상이었지만, 미국쪽 제작진의 열의와 노력이 <트랜스포머>를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트랜스포머>의 신화는 TV판의 인기를 등에 업고 제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만든 결과물이다. 1986년에 제작된 극장판 <트랜스포머 더 무비>는 개봉 당시에는 흥행이 신통치 않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위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트랜스포머>의 팬들이 생겨났고, 미국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작품답게 특히 미국 내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후 DVD 타이틀로 발매되면서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릴 만큼 극장판의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즉 오늘날 <트랜스포머>에 대한 작품적 평가는 이 극장판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장판의 매력은 TV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작화와 그에 상응하는 완성도 높은 음악, 그리고 앞서 제작한 TV판을 보지 않아도 이야기에 쑥 빨려 들어가는 극적 구성이 탁월한 점이다. 무엇보다 걸작이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연출을 맡은 한국인 넬슨 신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다. 넬슨 신 감독은 <트랜스포머 더 무비>를 제작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고, 그가 보여준 탁월한 연출 감각은 로봇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었다. 또 <시민 케인>의 오슨 웰스 감독이 극중 ‘유니크론’의 목소리 연기를 맡음으로써 그의 유작으로 남았다.

넬슨 신 감독의 극장판에 이어 <트랜스포머>는 다시 TV판으로 복귀하며 새로운 로봇들을 계속 등장시키며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작품에서 유난히 한국인 감독과 인연이 깊다는 점이다. 넬슨 신 감독에 이어 1987년에 제작된 총 3화 분량의 TV시리즈는 홍재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넬슨 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극장판에 비해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그 뒤 <트랜스포머>는 1996년 3D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로 자동차와 전투기, 공룡으로 변신했던 이전과 달리 <트랜스포머 비스트워즈> 시리즈는 완벽한 동물로 변신한다는 큰 변화를 주고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트랜스포머>는 이후로도 계속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하게 제작되었고, 첫 탄생에서부터 지금까지 열기가 식지 않은 독특한 사례를 남긴 애니메이션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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