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해외 타이틀] 으스스한 6가지 밀랍인형관 체험
2007-07-06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왁스 웍> Wax Work

앤서니 히콕스 감독의 <왁스 웍>은 밀랍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가운데 유난히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살아 있는 자들을 밀랍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흔히 보는 것이지만, 이 영화는 거기에 한 가지 요소를 더하고 있다. 각각의 밀랍인형들이 속해 있는 다양한 세계를 직접 체험한 뒤 죽음에 이른다는 설정이다. 조용한 마을 한쪽에 자리잡은 밀랍인형관. 마침 그곳을 지나던 두명의 여자는 관리인에게 초대를 받는다. 관리인은 자정에 오면 무료로 보여준다며 꼬드기면서 한 가지 단서를 붙인다. 친구를 데리고 와도 좋지만, 방문객이 6명을 절대 넘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다. 심심하던 차에 호기심이 동한 6명의 청춘남녀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밤이 되자, 마크(자크 갤리건)를 앞장세워 밀랍인형관을 찾는다. 6명의 젊은이들이 밀랍인형관에서 체험하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한 환상과 죽음의 모험이다. 늑대인간 밀랍인형을 구경하는 이는 그 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 숲속 어딘가에 있는 오두막에서 늑대인간의 공격을 받고, 한 여자는 흡혈귀의 초대를 받아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날고기(인육으로 보이는)를 대접받은 뒤 피범벅 살육을 체험한다. 사드 후작의 세계에서는 사디스트가 되어 고통이 주는 극한의 쾌락을 맛보는 밀랍인형으로, 평소 고대 이집트의 세계에 심취한 남자는 막 깨어난 미라에 의해 생매장을 당하는 가문의 영광을 누린다. 그들은 왜 죽임을 당하는 것일까? 밀랍인형들의 부활을 위한 제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왁스 웍>은 그 무엇보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공포영화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비록 짧은 시간임에도 한편의 영화에서 다양한 공포 상황들을 보고 즐기는 것은 대단히 멋진 경험이다. 여기에 제법 수위가 높은 고어장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시각적 쾌감을 배가시켰다. 늑대인간이 살고 있는 오두막에서는 말 그대로 사지를 찢어버리는 박력 액션을 펼치며, 흡혈귀들의 공간에서는 두 자루의 칼을 이용해 만든 십자가로 흡혈귀의 골통을 날려버리는 고난이도 기술을, 이집트에서는 미라가 쓰러진 남자의 머리를 발로 밟아 터트린다. 영화 중반에 해당하는 여기까지의 과정은 훌륭하다. 이야기가 주는 흥미진진함, 사지절단과 피범벅의 스펙터클이 선사하는 볼거리까지 나무랄 데가 없는 구성이다. 하나 그 뒤로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힘을 잃어간다. 특히 부활한 밀랍인형들과 그에 맞서는 사람들의 대규모 육박전의 경우,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중요한 시퀀스임에도 흥이 나지 않는다. 앤서니 히콕스 감독의 기력이 모두 소진되었는지, 가장 재미있어야 할 라스트가 맥이 빠진다. 그럼에도 <왁스 웍>은 여전히 좋은 아이디어와 재미를 지닌 공포영화다. 아티잔에서 발매한 DVD 타이틀은 1, 2편 모두 수록했고 2편의 경우 신선도는 떨어져도 볼 만하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