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낯선 이의 위협이 야기하는 공포의 진수
2007-07-13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힛쳐> The Hitcher

마이클 베이가 이끄는 플래티넘 듄에서 제작한 <힛쳐>의 오리지널 영화. 1986년 로버트 하먼 감독이 연출한 <힛쳐>는 공개와 함께 열광적 팬들을 거느리며 컬트가 된 액션스릴러의 수작이다. 더욱이 20년밖에 안 된 영화가 벌써 리메이크되었으니 좋든 싫든 간에 클래식 반열에 이미 올라서버린 셈이다. 비 오는 밤,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짐 홀시. 그는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어머니의 충고를 무시한 채, 히치하이킹을 하는 한 남자를 차에 태운다. 어딘지 모르게 음침해 보이는 남자의 이름은 존 라이더. 얼마 뒤 짐은 불안감을 느끼며 차에서 내리라고 요구하지만, 존은 본색을 드러내며 칼을 빼들고 짐을 위협한다. 그는 정신이상자로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며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이었던 것이다. 로버트 하먼의 <힛쳐>는 B급 액션스릴러영화 팬들에게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낯선 사람에게 베푼 친절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이야기는 관습적이지만, 이 영화는 소재가 주는 매력과 많은 가능성들을 모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룻거 하우어가 연기하는 존 라이더의 캐릭터 묘사가 대단히 훌륭하다. 이 영화에서 라이더가 왜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하고, 무엇 때문에 짐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힛쳐>의 매력은 스필버그의 <듀얼>처럼 어디선가 만날지도 모르는 낯선 사람이 행사하는 위협과 폭력으로 야기되는 전율적인 공포의 묘사다. 그렇다고 원인불명의 폭력과 살인이 모든 영화에서 다 순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탄탄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힛쳐>는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 룻거 하우어와 토머스 하우엘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만남이다. 둘은 한 공간에 있을 때 놀라울 정도로 상반된 캐릭터 묘사로 흥미를 자아낸다. 그리고 라이더가 왜 살인을 하는지 궁금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의문을 품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몰아치는 액션으로 한눈을 팔 시간이 없다. 그만큼 영리하게 이야기와 상황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전반부의 살벌한 분위기를 잡아가는 데 있어, 선택한 폭력장면의 절제는 대단히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직접적으로 살인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대사와 암시, 그리고 과감한 생략을 통해서 유혈낭자한 살인 행각이 벌어졌음을 관객이 상상하도록 유도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더불어 친절 한번 베푼 죄로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져 들어가는 짐 홀시가 겪는 불행도 대단히 흥미롭다. <힛쳐>는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은 아니다. 그러나 B급영화 팬들이 존재하고 시간이 갈수록 지금보다 더 많은 명성과 열광적인 팬들을 늘려나갈 것이 자명하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