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티넨털. ‘대륙’이라는 뜻이 아니다. 춤이며 군무(群舞)다. 하지만 사람 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여느 춤과 달리 컨티넨털은 몸을 접촉하지 않은 채 일정한 동작을 반복한다. 그 질서정연함은 고등학생 스테판 라플뢰르의 머리에 깊이 각인됐다.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가 ‘외로움’을 다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도 바로 옆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모두들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지만, 자기만의 동작을 반복하면서 고립되어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우리 삶이 컨티넨털의 춤의 방식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대로 <컨티넨털>에서 등장인물들은 일상에서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을 재현한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말을 걸려 하다가도 정작 상대방이 다가왔을 때는 뒤로 물러서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러한 ‘일정한 거리두기’는 스테판이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등장인물 네 명의 이야기는 독립적으로 진행되면서도 미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주인공을 네 명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다. 단편만 만들어왔기 때문에 주인공이 네 명이면 단편영화를 네 개 만드는 것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이야기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의 첫 장편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컨티넨털>은 2007년 베니스, 토론토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스테판 라플뢰르는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장편 영화는 아무래도 압박감이 심했다. 다음 영화 제작비를 언제 구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영화가 처음이자 마지막 장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있던 걸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과연 비장하지 않은가. 훌륭한 데뷔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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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넨털>의 스테판 라플뢰르 감독
사진 장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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