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포커페이스 스탤론의 엉뚱한 유머감각, <람보4 : 라스트 블러드 SE>
2008-08-15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람보> 시리즈를 모두 모은 DVD 박스 세트가 아니어서 안타깝지만, 이번 <람보4: 라스트 블러드> DVD 발매는 스탤론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선물이 되겠다. 다시 보는 영화는 여전히 흥미진진하며 새삼스럽게 스탤론을 넘어설 액션스타는 오직 스탤론 그 자신뿐임을 깨닫게 된다. 부가영상은 길지 않지만 유머가 풍부한 스탤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영화와는 상반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과 관련한 영상은 쉽지 않았던 <람보4…> 제작 초기의 상황에서 촬영, 편집, 무기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채워져 있다. <람보4…>가 나오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스탤론을 만족시키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라는데, 결국 미얀마 사태를 접한 스탤론이 직접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이 될 수 있었다고. 스탤론이 영화화를 반대한 것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람보를 본 관객이 과연 반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초기 아이디어는 불법이민과 관련한 멕시코의 문제였고, 여기엔 미국으로 돌아오는 설정도 있었다고. 좀더 자세히 들어가자면 가정부의 딸이 졸업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해 집으로 돌아오질 않자 람보가 멕시코로 가면서 큰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스탤론은 현대적인 웨스턴풍이라 마음에 들었지만, 기존의 람보의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결정이 되지는 못했고, 마침 미얀마 사태가 터지면서 소재가 정했다고. 기존 <람보> 시리즈가 전쟁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미얀마 사태는 시기적절한 무대였고, 제작사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여기엔 람보라는 캐릭터가 정글과 잘 어울린다는 요소도 한몫을 담당했다.

영화 제작 초기의 얘기를 들려주던 스탤론은 편집 챕터로 들어가면서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섬뜩한 농담을 던진다. 일단 고백부터 한다. 잘 안 알려져 있는 얘기라면서 스탤론 자신이 8년간 영화 편집 일을 했고, <람보4…>의 편집도 그가 다 했다고 주장한다. 원래는 숀 알버트슨을 고용하려고 했지만 형편없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차고에서 직접 하게 되었다고. 딸의 도움도 받고 어쩌고저쩌고…. 놀랍게도 그 뒤에 숀 알버트슨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결국 드러나는 진실은 스탤론이 얘기한 것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다. 람보가 사용하는 무기 설명에서도 스탤론의 입담은 여전하다. 오랜 시간 무기 담당을 맡은 켄 존슨에 대해서 얘기하며, 스탤론은 그가 디테일에 너무 목숨을 걸기 때문에 깐깐하고 짜증이 나서 죽겠다며 엄살을 떨더니 현장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를 지목해 소개한다. 스탤론이 추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의 설명은 이렇다. “나도 한번 당했는데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건 뜨거운 물을 부으면 바로 게임 끝”이라고 하는데, 그 무기는 다름 아닌 주전자다. 스탤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칭찬과 욕을 뒤섞어가며 자칫 늘어지기 쉬운 부가영상을 끝까지 보도록 유도한다. 영화에서 보는 모습과 많이 달라서 의외인데, 실제로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4개의 삭제 장면을 모아놓은 부록이 있다. 본편 영상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화질이며, 람보와 여주인공 사라와 관련한 것만 3개다. 람보가 길 안내를 거부했을 때, 사라가 그를 설득하기 위한 시도가 두개다. 본편 영화에서도 있지만, 삭제장면은 좀더 길게 나오는 편이며, 행군 중에 다리를 다친 사라의 발을 씻겨주고 붕대를 감아주는 람보의 모습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양적으로는 결코 성에 차지 않은 부록이지만, 꽤 내실있는 구성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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