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터미네이터> 시리즈 완전정복: 25년간 기계 로봇은 이렇게 진화했다
2009-05-19
글 : 김종철 (익스트림무비 편집장)

아이디어와 연출의 힘이 빚어낸 시각적 쇼크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

피도 없다! 눈물도 없다! 두려움도 없다! 제임스 카메론의 출세작 <터미네이터>가 국내 개봉을 하던 당시 관객을 유혹하기 위해서 쓰인 포스터의 문구다. 이 유명한 문구는 <터미네이터>를 본 관객 대부분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파워풀한 카피에 딱 어울리는 굳게 다문 입술과 딱딱한 표정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뿜어내는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그의 심각한 얼굴 표정에서는 ‘깡패 영화’ 그 이상을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뭔가 있을 것 같은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영화를 본 관객 모두가 <터미네이터>에 열광적인 찬사를 보내며 흥분했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계 로봇이 활약하는 영화와의 만남이다.

1984년에 발표된 <터미네이터> 1편의 제작비는 고작 650만달러. 로봇이 등장하는 SF영화로서는 말이 되지 않는 액수다. 제작비를 보면 비주얼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어야 하겠지만, <터미네이터>는 어마어마한 시각적 쇼크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돈은 없지만 넘치는 아이디어와 가공할 만한 연출의 힘으로 극복을 했다. 사실 제임스 카메론의 전작이 <피라냐2>임을 떠올린다면 650만달러의 투자는 결코 적지 않다. <피라냐2>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졸작이었고, 흥행도 바닥을 쳤다. 미치지 않는 이상 제임스 카메론에게 투자할 제작사는 없다. 영화화를 위해 많은 제작사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거절당하는 우여곡절 끝에 <터미네이터>는 적은 예산으로 제작에 돌입한다.

<터미네이터>는 단순히 재미있는 오락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의 중요한 의미는 아이디어 구상과 실천이다. 관객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논스톱 액션에 무아지경으로 돌입했지만, 할리우드는 적은 예산으로 고퀄리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인 아이디어에 매료됐다. 제임스 카메론은 <터미네이터>의 초기 구상에 대해 “살인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지만 현대 영화 기술로는 그런 로봇의 실현은 불가능하고, 또 미래 시대로 하기에는 세트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관객이 받아들이기 힘들 거라 생각했다. 그 결과 미래의 살인 로봇이 현대로 오는 시간 여행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했다. 미래 세계의 로봇이 과거로 온다는 단순한 발상의 전환이 많은 제작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걱정과 우려 속에 영화가 완성된 뒤 <터미네이터>는 제작진들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650만달러의 예산으로 전세계 흥행수익 7800만달러를 긁어들였다. 작품에 대한 평가도 최상이다. 영화의 명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할리우드와 관객 모두를 단숨에 사로잡았던 현재로 온 기계 로봇의 이야기는 표절 의혹에 휩싸인다. 1963년에서 1965년 사이 방영됐던 미국 TV시리즈 <아우터 리미츠>(The Outer Limits)의 각본가 핼런 엘리슨이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엘리슨은 <아우터 리미츠>의 33화 <솔저>, 37화 <유리 손을 가진 악마>의 스토리를 모방했다고 주장했고, 제임스 카메론은 분명하게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하며 엔딩 크레딧에 엘리슨의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표절 건은 마무리 된다.

마지막 추격전, 다리 부러진 터미네이터의 비밀

<터미네이터>가 예산을 아끼기 위한 노력은 이야기 구성뿐만 아니라 장면 설계에서도 나타난다. 영화의 마지막 뼈대만 남은 터미네이터의 추격장면은 특수효과의 도움이 필요했고, 이는 당시 영상기술로는 소화하기 힘든 난제였다. 더욱이 제작비마저 바닥이 난 상황이 제임스 카메론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결국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해 추격장면을 완성하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은 뼈대만 남은 터미네이터의 동작 프레임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이다. 추격장면이 시작되면 터미네이터의 다리 하나가 부서져 있다. 이것이 비용 절감의 포인트다. 동작 프레임을 낮게 설정하면 움직임이 딱딱해지지만 현실감을 잃어버리고, 반대로 높이는 경우 찍는 시간과 제작비가 늘어난다. 제임스 카메론은 “트럭의 폭발로 터미네이터가 다리를 다친 것으로 설정하면 동작 프레임을 낮춰도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관객에게는 부상을 입은 것처럼 보여 좀더 리얼해질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의 생각은 옳았고 관객은 제작비 바닥으로 어쩌면 볼 수 없었던 긴박감 넘치는 마지막 추격전을 볼 수 있었다. 이 추격장면에서 관객을 사로잡았던 터미네이터의 섬세한 내골격은 스탠 윈스턴(2008년 지병으로 사망)이 창조했고, 당시 무명이던 그는 <터미네이터>를 기점으로 할리우드 최고의 장인으로 성장한다.

<터미네이터> 성공의 핵심인 기계 로봇의 설정과 배역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 팬들에게 늘 흥미로운 얘깃거리다. 애초 터미네이터 캐릭터 설정은 거구의 남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날렵한 몸매에 더 가까웠고, 단지 강렬한 인상의 마스크를 지닌 배우가 필요했을 뿐이다. 초기 터미네이터 배역은 랜스 헨릭슨(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단골 배우로 <에이리언2>의 비숍으로 유명하다)이 맡기로 했지만, 최종적으로 아놀드 슈워제네거로 확정이 된다. 이 배역의 후보로는 카일 리스 역의 마이클 빈이 있었고, <특전 U보트>의 유르겐 프록나우, 심지어 미식축구 스타인 O. J. 심슨까지 있었다. 고민 끝에 결정된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의 완벽한 캐스팅이다. 그의 연기는 서툴었고, 어눌한 영어 발음까지 배우로서는 최악의 조건이지만, 무표정의 기계 로봇 배역에는 스스로의 핸디캡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터미네이터>의 상업적 성공은 많은 감독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무명의 제임스 카메론은 일약 스타 감독이 되었고,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코난 더 바바리안>에 이어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또한 1편 제작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시리즈의 가능성이 열리면서 영화 사상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로봇영화로서 관객에게 기억된다. <터미네이터> 1편은 2008년 문화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가 인정되어 영구보존해야 할 대상으로서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올랐다. 영화의 히트는 해프닝까지 만들었다. 이탈리아에서 만든 쌈마이 로봇 액션영화가 <돌아온 터미네이터>로 개봉이 되어 순진한 관객을 낚시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금처럼 영화 정보가 오픈되지 못한 상황에서 벌어진 촌극이다.


눈을 의심케 한 액체 금속 로봇의 탄생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Terminator 2: Judgment Day, 1991)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은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영화를 얘기할 때 늘 거론되는 영화다. <터미네이터>는 속편이 반드시 나와야 할 조건은 아니다. 전편의 엔딩은 그 자체로 길이 남을 멋진 마무리였고, 그 뒤를 이어갈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시도다. 결과적으로 속편은 전편과 동일한 이야기를 차용했지만, 캐릭터의 변화와 혁명에 가까운 특수효과로 관객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악역이었던 터미네이터가 이번엔 선한 역으로 사라 코너와 그녀의 아들 존 코너를 보호하는 역할로 둔갑한 것이 히트였다.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본 관객은 경악을 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기계 로봇이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에 불과하고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멋지게 활용한 제임스 카메론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전편의 명장면인 경찰서 시퀀스에서는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명대사가 나온다. 터미네이터는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방문한 경찰서 입구에서 “I’ll be back”(다시 돌아오겠다)이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7년 뒤 제임스 카메론은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예산과 현대 영화 기술을 극점까지 이끌어낸 <터미네이터2>를 들고 돌아왔다.

1991년 당시 할리우드영화 제작비로서는 사상 최대였던 1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이전까진 영화 특수효과의 보조 역할로만 활용됐던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7년 전 65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한을 풀기라도 하듯 <터미네이터2>는 영화 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각 충격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기계 골격을 만든 스탠 윈스턴도 7년의 시간 동안 대가로 성장했다. 모든 면에서 전작과 비교할 수 없는 최상의 조건이다. 전편에서 카일 리스의 꿈에 등장했던 미래 세계에서 벌어진 소박한 전투는, 속편에서 엄청난 스케일로 확장되어 관객을 압도했다.

극장판, 감독판, 또 다른 엔딩 등 다양한 버전 나와

<터미네이터2>는 1992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분장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했고, 전세계적으로 5억2천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1편이 저예산을 극복한 아이디어의 승리였다면 속편은 자본과 기술력의 승리다. 시각효과 전문 회사 ILM이 참여해 만든 액체 금속 로봇 T-1000은 <어비스>의 살아 움직이는 물기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T-1000의 변신에 쓰인 CG 기술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앞다투어 사용하면서 일반화되는 계기가 되었고, 일반 대중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사적으로 볼 때 <터미네이터2>가 남긴 가장 중요한 의의는 이 영화의 제작 기술적 측면에 있다. 영화 속 특정 장면의 일부를 CG로 처리하는 단순 응용이 아닌 장면 합성을 100% 디지털로 처리하는 과감한 시도를 한 것이다. 그로 인해 기존의 광학합성 방식의 단점이었던 매트 라인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이 디지털 처리 작업에는 고가의 필름 스캐너와 프린터가 이용되었으며 3DCG는 Alias Poweranimator가, 전반적인 합성작업에는 당시 전문가용으로 막 출시된 어도비 포토숍이 이용됐다. 또한 자유자재로 변신 가능한 T-1000의 영상을 위해 그전까진 컴퓨터그래픽 관련 기술로서도 사용이 제한적이었던 ‘몰핑’기법이 이용되었다. 영화의 유명세로 이 몰핑 기법은 가장 유명한 특수효과 기술로 알려지고 또 수많은 영화에서 활용된다.

<터미네이터2>의 등장을 반기지 않은 것은 <어비스>를 제작한 이십세기 폭스뿐이다. 당시 <터미네이터2>를 본 이십세기 폭스사의 중역들은 제임스 카메론에게 “<어비스>는 테스트 영화였었나?”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고, 최고의 특수효과가 사용되었던 <어비스>의 상업적 실패가 <터미네이터2> 성공의 밑거름이었던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지만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시도가 <터미네이터2>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 T-1000이 정신병원의 경찰과 사라 코너로 변신하는 장면 등 같은 사람이 같은 장면에 동시에 나오는 장면은 합성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각 배우들의 쌍둥이 형제(자매)를 등장시켜 제작비를 절감했다. 또한 총격을 받은 뒤 T-1000의 모습이나 후반부 T-800의 금속 골격과 같은 장면들은 CG를 이용하지 않고 전통적인 아날로그 특수 분장으로 처리했다.

<터미네이터2>의 또 다른 흥밋거리는 다양한 버전의 소개다. 극장 개봉판, 감독판, 또 다른 엔딩 버전 등이 팬들을 뜨겁게 달궈놓았다. 특히 DVD에 수록된 또 다른 엔딩에선 별다른 사고없이 곱게 늙은 사라 코너가 평화로운 미래의 LA에서 아이들과 노는 존 코너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완전히 다른 엔딩의 존재 여부를 놓고 영화 팬들의 열띤 토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감독판의 경우 작품의 주제인 ‘인간성 회복’에 관한 재미있는 장면들이 수록되어 환영을 받았다. 점점 인간과 닮아가는(주유소에서 미소를 배우는 장면은 압권이다) T-800과 관련한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스타가 된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이 영화 출연료로 1200만~1500만달러에 이르는 기록적인 개런티를 받으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흥행 스타로 자리매김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없고 아놀드만 남았네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
(Terminator3: The Rise of the Machines, 2003)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었던 <터미네이터2>로부터 12년 뒤 시리즈 3편이 돌아온다.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1, 2편을 제작한 오라이언픽처스, 캐롤코픽처스가 도산하면서 워너브러더스가 제작을 맡았다. 팬들이 우려한 것은 제임스 카메론의 부재다. 그는 또 다른 속편에 대해서 “이야기는 <터미네이터2>에서 완결되었으며 속편을 만들 수는 없다”며 감독직을 거절했다. <터미네이터>의 아버지가 연출을 포기한 것은 3편 제작에 큰 걸림돌이었고, 존 코너를 연기하는 배우도 마약과 알코올중독 등으로 경력을 망친 <터미네이터2>의 에드워드 펄롱 대신 닉 스탈로 교체된다. 음악 스탭도 바뀌고, 심지어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도 각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출연을 포기했다. 결국 사라 코너는 백혈병으로 죽은 것으로 처리된다. 영화제작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영화가 완성된다.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천문학적인 몸값이다. 당시 출연료는 3천만달러에 이르며, 영화 흥행수익의 20%에 이르는 러닝개런티를 받는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터미네이터3>의 배경은 2편으로부터 10년 뒤의 시대다. 불량 청소년이었던 존 코너는 20대 청년으로 성장한다. 여기서 제작진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3편에서 존 코너의 나이는 20살이 되어야 정확하지만, 극중에서 23살로 설정해버린 것. 골수팬들이 <터미네이터3>를 인정하지 않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초기부터 많은 우려를 낳게 했던 3편에서 제작진들이 히든카드로 내놓은 것은 시리즈 최초의 여성 터미네이터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구닥다리 기계 모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T-X의 등장이다. 하지만 2편에서 충격을 주었던 T-1000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2편은 특수효과의 혁명이었지만, 3편은 단지 좋은 특수효과 그 이상을 해내지 못한 탓이다. 영화를 위해 첨단공학기술을 이용한 정밀 로봇까지 제작을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가 않았다.

1, 2편 모두 팬들이 인정하는 걸작이지만 <터미네이터3>는 그냥 볼 만한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머문다. 캐릭터는 찌질하며 스릴과 서스펜스가 사라진 기교적인 액션장면들만 화면을 채운 탓이다. 총제작비 1억8700만달러가 투입된 <터미네이터3>는 전세계적으로 4억4천만달러에 이르는 흥행을 하면서 시리즈의 체면은 세웠지만, 완성도 측면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터미네이터3>에서 굳이 의미를 찾아야 한다면 단 하나뿐이다. 흥행 성공으로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했다는 정도.

TV로 간 사라 코너, 그러나 스릴은 사라지고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연대기>
(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2008)

<터미네이터3>로부터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되어 사실상 배우로서 은퇴를 했고, 제임스 카메론은 신작 <아바타>에 돌입했다. 이 시기 폭스 채널에서 <터미네이터 : 사라 코너 연대기>를 발표한다. 2008년 1월 1시즌 방영을 시작으로 2009년 4월까지 시즌 2가 방영이 된 <사라 코너 연대기>는 <터미네이터2> 이후 5년 뒤를 그린 TV시리즈. 제작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있었던 전미각본가조합의 파업으로 당시 폭스 채널의 간판 프로였던 <24> 시즌7 대신 <사라 코너 연대기>가 새로운 간판 프로로 편성돼 대대적으로 홍보되는 행운을 누렸다.

팬들이 <사라 코너 연대기>에 주목한 것은 <터미네이터3>에서 사라졌던 사라 코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사라 코너와 존 코너는 심판의 날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팬들을 유혹했지만, 몰입하기엔 드라마가 산만한 것이 흠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공통된 특징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에서 폭발하는 스릴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스릴이 없다. 미소녀 외형을 가진 신형 터미네이터 TOK715가 등장하며 눈길을 끌지만, 학습 능력을 통해서 인간화되어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묘사되었다. TV시리즈가 가지는 한계도 명확했다. 1편을 제외하곤 당대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시리즈에 익숙한 팬들이 <사라 코너 연대기>에 혹할 만한 비주얼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이 드라마에 올인 하지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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