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오어의 성공담 <블라인드 사이드>
2010-04-14
글 : 이주현 |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 <블라인드 사이드>



synopsis

덩치가 너무 커 ‘빅 마이크’로 불리는 흑인 소년 마이클 오어(퀸튼 아론)는 집도 없고 길러줄 부모도 없는 신세다. 어느 추운 날, 반팔 셔츠 차림으로 밤길을 걷던 마이클은 리 앤(샌드라 불럭)과 숀(팀 맥그로) 부부의 눈에 띈다. 리 앤은 갈 곳 없는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가 하룻밤 재워주고, 마이클의 처지를 알게 된 뒤엔 그의 법적 보호자가 되기를 자청한다. 리 앤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미식축구 선수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게 된 마이클은 유명 대학 미식축구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 NFL의 뉴욕 자이언츠와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1985년 11월18일 경기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날 경기에서 전설적인 쿼터백 조 사이즈먼은 로렌스 테일러의 태클에 부상을 입고 경기장 밖으로 실려나간다. 조 사이즈먼을 은퇴하게 만들었던 이 경기 이후 레프트 태클은 쿼터백 다음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포지션이 된다. <블라인드 사이드>의 주인공이자 현재 NFL 볼티모어 레이븐스팀에서 뛰고 있는 마이클 오어의 포지션도 레프트 태클이다. 영화의 제목이면서 미식축구 용어인 ‘블라인드 사이드’는 쿼터백이 보지 못하는 시야의 사각지대를 일컫는데, 레프트 태클은 쿼터백을 보호하기 위해 블라인드 사이드를 잘 확인해야 한다. 그러니까 <블라인드 사이드>는 누군가가 보지 못하는 시야의 사각지대를 대신해서 봐줄 수 있는 똑똑한 눈을, 따뜻한 눈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다.



이야기는 크게 마이클이 리 앤 가족을 만나 그들 가족의 구성원이 되는 과정과 마이클이 미식축구선수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으로 나뉜다. 결국 <블라인드 사이드>는 실존인물인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초점은 늘 리 앤에 맞춰져 있다. 어찌보면 그게 약점이다. 마이클과 리 앤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영화의 긴장감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퀸튼 아론과 샌드라 불럭의 연기 내공 차가 너무 큰 탓도 있을 것이다. 샌드라 불럭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식들에게 깐깐하고, 똑똑한 리 앤이라는 역을 잘 소화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에 반해 마이클 오어 역의 퀸튼 아론은 우울하거나 즐겁거나, 단 두가지 표정만으로 샌드라 불럭을 상대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드라마틱한 마이클 오어의 실제 삶을 순진한 동화로 그려냈다는 게 아닐까. 눈에 띄는 악인이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 착한 가족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그래서 진정으로 뜨거운 감동에 끝내 도달하지 못한다.